[관망경]여수 UNFCCC 기후주간, 韓 기후테크 패권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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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명 여수시장(앞줄 왼쪽 네 번째)이 '2026년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기후주간' 개최지 최종 선정을 기념해 여수시 관계자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출처 : 여수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국이 지난달 29일 전남 여수를 '2026년 UNFCCC 기후주간' 개최지로 낙점했다. 4월 20일부터 6일간 198개 협약 당사국과 국제기구가 대거 참가하는 이번 회의는 글로벌 기후 거버넌스 공백을 누가 메울 것인가를 가늠하는 무대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대한민국 녹색전환(K-GX) 국제주간'을 연계 개최해 기술·정책·금융을 아우르는 이행 중심 논의를 전개하겠다고 예고한 점은 한국이 해법을 제시하는 국가로 나서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이 같은 의미는 미국의 파리기후변화협약 재탈퇴로 더욱 선명해졌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최근 파리협정 탈퇴 절차를 완료하며 당사국 지위를 상실했다. 파리협정을 탈퇴한 국가는 미국이 유일하다. 유럽연합(EU)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리더십 부재와 고립 심화를 우려하고 있다. 세계 2위 배출국이자 역사상 최대 배출국인 미국의 이탈은 국제 협력 모멘텀을 약화시키고, 일부 국가에 '기후 행동 유보'의 명분을 제공할 가능성도 크다.

그러나 기후패권 경쟁은 멈추지 않는다. 미국의 후퇴와 동시에 중국의 존재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중국은 태양광, 배터리, 전기차 등 핵심 기후테크 분야에서 생산능력과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기술 표준과 공급망을 선점하고 있다. 미국이 비운 자리를 중국이 채우는 구도는 한국에 위기이자 기회다.

관건은 실행력이다. 기후테크를 연구 성과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산업 경쟁력으로 연결해야 한다. 연구-산업-금융이 하나의 생태계로 작동하고, 실증과 초기 시장 형성에 정부가 적극 개입해야 한다. 공공조달과 전환금융을 통해 국내 수요를 키워야 글로벌 경쟁도 가능하다. 여수 기후주간은 미·중 사이에서 한국이 기술과 시장으로 존재감을 증명할 수 있는 분기점이다. 기후테크 패권은 선언이 아니라 실행으로 확보된다. 지금이 그 골드타임이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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