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홈쇼핑, 고객 신뢰가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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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구매하시면 역대 최저가로 드립니다. 오늘 방송에서만 추가로 2개월분을 더 드려요. 방송 종료 이제 몇 분 남지 않았습니다. 지금 바로 전화 주세요.”

TV 채널을 돌리다가 한 홈쇼핑 채널에서 시선이 멈췄다. 쇼핑 호스트는 쌀 상품 효능을 설명하면서 수차례 역대 최저가임을 강조했다. 방송 종료 시간이 임박하자 TV 화면에서는 추가 구성품과 가격이 강조됐다. 쇼핑 호스트는 주문이 몰려 재고가 얼마 남지 않았다면서 빠른 주문을 독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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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해당 상품을 포털 가격비교 서비스에서 검색했다. 한 오픈마켓이 같은 상품을 5000원 이상 싸게 판매하고 있었다. 방송에서만 추가로 제공한다는 구성품도 포함됐다. 쇼핑 호스트가 방송에서 반복해 강조한 역대 최저가라는 말이 무색했다. 심지어 오픈마켓 입점 판매자는 해당 홈쇼핑 사업자였다. TV홈쇼핑이 오픈마켓에서 더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한 셈이다. 소비자 기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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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노출 가격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지난해 주요 TV홈쇼핑 사업자 방송 프로그램 100개를 모니터링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가운데 58개 프로그램이 방송에서만 선보인다던 상품을 자사 인터넷몰에서 판매하거나 다른 쇼핑몰에서 더 저렴하게 유통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은 TV홈쇼핑 사업자와 조사 결과를 공유하면서 사전 점검 강화를 권고했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 아무것도 달라진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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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마켓 노출 가격

유통업계의 격변기다.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그동안 TV라는 강력한 매체를 기반으로 성장한 TV홈쇼핑도 점차 온라인과 모바일로 사업을 확장한다.

소비자가 TV 화면에 노출된 상품 정보를 그대로 믿는 시대는 지났다. 클릭 한 번, 터치 한 번이면 가격을 포함한 모든 정보를 찾을 수 있다. 눈 속임식 가격 정보는 고객 이탈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홈쇼핑 업계는 수익보다 고객 신뢰를 우선해야 한다. 그래야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한다.


윤희석 유통/프랜차이즈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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