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면적이 다섯 번째로 넓은 국가, 인구수 순위 5위인 중남미 최대 시장 브라질은 국내 기업엔 물리적으로 멀지만 향후 성장 잠재력으로 촉망받는 나라다. 국내 총생산 기준으로 세계 10위권 안의 경제대국이기 때문이다. 현재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브라질 시장에 회의론도 있다. 하지만 풍부한 천연 자원, 잠재 중산층 소비 인구 등 브라질이 가지고 있는 무궁무진한 성장 잠재력을 감안하면 여전히 브라질은 기회의 땅이다.
◇중남미 경제의 맏형 ‘브라질’
브라질은 풍부한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추진한 개혁정책의 성공을 기반으로 수년간 세계 경제의 새로운 성장 중심부로 부상했다. 면적이 넓어 ‘자원의 보고’라고 불릴 만큼 풍부한 지하자원, 농수산물, 임업 등 천연자원이 풍족하다. 남미 최대 자원 부국이자 높은 시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국가라고 평가 받는 이유다.
브라질은 미국 경기회복에 따른 상승 기류 편승으로 주가를 올릴 기대를 받기도 한다. 어마어마한 중산층 시장 성장으로 향후 소비 시장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표 상업도시 상파울루, 리우데자네이루 등 대도시뿐만 아니라 소도시도 발전하고 있는 분위기로 향후 새로운 시장 개방 가능성도 높다.
KOTRA에 따르면 중남미 국가의 1인당 GDP는 지난 10년간 4.2~6.8%의 연평균 성장률을 보여줬다. 도시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50년에는 브라질을 비롯한 중남미 국가 도시화율이 84~95%로 급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치도 나온다.
브라질은 향후 구매력을 갖춘 중산층이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 한국 수출기업에 더없이 매력적인 소비시장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경제 몸살 앓는 브라질, 투자 증가하는 분위기도 감지
국내외 경제 전문가는 올해에도 브라질의 침체된 경기가 회복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올해 초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2기 정부 출범과 함께 재무장관으로 조아킹 레비를 임명하며 ‘경제 구조조정’을 선언했다. 정부 보조 기금 등 규모를 대거 삭감하고 증세를 실시했다.
브라질이 떠오르는 신흥 강국 ‘브릭스(BRICS)’로 칭송받던 시절, 투자 증가로 공급 과잉이 누적됨과 동시에 정치권은 경제 정책을 실패했다. 최근 극심한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브라질 시장에 회의론이 고개를 들기도 한다. 국가 신용등급은 강등됐고 헤알화 가치 폭락으로 기업과 정부는 몸살을 앓고 있다.
컨설팅 회사들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최악의 경우 마이너스 2%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하락하는 유가, 철광석, 석탄 등 주요 원자재 가격도 자원 부국인 브라질에 역풍이다. 브라질 자원 최대 수요처였던 중국도 경기가 둔화돼 수출이 얼어붙고 있다.
극심한 경제위기를 겪고 있지만 오히려 지금이 투자 적기라는 반대 의견도 있다.
세르지오 코스타 상파울루 투자청 전무는 “지난해보다 오히려 올해 상파울루 해외기업 투자유치는 약 153% 증가했다. 경기가 안 좋은데도 올해만 상파울루 시에 38개 기업이 투자를 했다”며 “현 상황은 좋지 않지만 기업은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잠재성장률을 보고 투자를 한다. 현재 달러 가치가 상대적으로 많이 올라가고 헤알화 가치가 낮으니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 한국 기업 관계자는 “사상 최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경기가 침체돼 있다는 건 맞지만 중남미 국가에서 브라질이 가진 기본 잠재력이나 반등 가능성을 보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세계 10위 규모 전자상거래 시장…보안 산업도 꾸준한 성장세
브라질의 전자상거래시장은 세계 10위권이다. KOTRA에 따르면 브라질 전자상거래 시장은 지난해 143억달러, 올해는 170억달러 규모로 매년 20%대 성장을 보이고 있다.
경제 위기임에도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는 브라질 전자상거래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자국 기업 비투더블유, 세노바, 카자앤비데오, 글로벌 기업인 아마존, 알리바바 등이 주요 플레이어다. 각 기업은 차별화된 마케팅과 시장 차별화 전략으로 시장에 침투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시장이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눈에 띄는 한국 기업의 진출 사례는 아직 없다. 전자상거래 업체 관계자는 “해외 기업이 진출하기엔 ‘브라질코스트’가 장벽이 돼 웬만한 규모와 자본력을 갖추고 있지 않고서는 쉽게 진출하기 어렵다”며 “KOTRA를 비롯한 관련 정부 기관이나 협회에서 국내 중소업체의 브라질 전자상거래 시장 진출 방안을 터주는 방향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전했다.
치안 상황이 좋지 않은 브라질은 보안 산업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준다. 2014년 사회개발지수(SPL)에 브라질 삶의 질 수준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요인으로 치안이 꼽혔다. 브라질은 조사 대상 132개국 중 11번째로 치안이 불안정했다. 브라질은 이 같은 환경 속에서 IT를 기반으로 한 보안 산업이 꾸준히 성장했다. 세계 주요 민간 보안 산업 국가 중 하나가 됐다. 민간 보안 산업은 브라질 국방산업보다 생산액 규모가 클 정도다.
KOTRA에 따르면 브라질의 수사 및 보안서비스 시장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79% 성장했다. 경제 위기를 겪고 있음에도 브라질의 2012년 보안장비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 9%를 기록하고 8억8796만달러 수익을 냈다. 내년에 개최될 리우 2016 올림픽 주최를 기점으로 보안시장은 향후 두 배 이상 더 성장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브라질 보안 산업에 국내 기업이 진출할 가능성도 그만큼 높다.
KOTRA관계자는 “감시카메라, 스마트 잠금장치, 경보기 등을 생산하는 한국 보안 업체가 브라질 국토에 알맞은 기술과 품질만 보증한다면 충분히 브라질 시장 진출 기회를 노려볼 만하다”고 전했다.
*(용어설명) 브라질코스트 : 복잡한 노무관리, 관료주의, 과도한 세금, 인프라 부족 등 일반적으로 브라질에서 정상적인 기업 활동비용 이외에 추가로 지불하는 비용을 일컫는 말이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