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반도체 국산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세계 반도체 시장 60% 이상을 소비하는 중국이 자국산으로 내수를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중국 정부는 상하이·장쑤성·저장성으로 이뤄진 ‘창장삼각주(長江三角洲)’를 반도체 산업 중심지로 육성하고 있다. 2020년까지 IC 수요의 80%를 국산화하고 세계 3위 반도체 생산기지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시나리오는 결코 계획으로만 그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지난 2009년 세계 50위 팹리스 기업에 화웨이 자회사 단 한 곳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스프레드트럼 등 9개 기업이 포함됐다.
중국이 무서운 것은 그들이 수년간 양성해온 전문인력과 막대한 자금력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 반도체 산업 육성에 3500억위안(약 61조6700억원)을 투입한다. 이 가운데 1200억위안(약 21조1440억원)이 투입되는 지원사업에 이달 사업자가 선정될 예정이다. 여기에 해외에서 공부하고 현지 기업에서 반도체 산업을 경험한 인재들이 자국으로 돌아가면서 산업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메모리 분야는 기술 난이도가 높고 실제 칩을 생산하는 공정 기술력이 중요해 전문인력은 필수 요소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반도체 기술력이 아직은 큰 위협요소 안 된다며 입을 모은다. 특히 D램은 대규모 투자가 뒤따라야 하는 만큼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하지만 국내 기업의 속내는 그리 편치 않아 보인다. 최근 들어 ‘자체 생산, 자체 소비’를 내세우며 거대 내수 시장을 내줄 수 없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기술력은 많은 학습비용을 지불하고 세계 시장의 1위가 됐다. 교훈과 경험을 체득한 만큼 산업경쟁력은 분명히 우위다. 하지만 시장의 주도권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중국발 반도체 치킨게임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서둘러 준비해야 한다.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최대한 길게 유지하면서 장비, 재료 등 후방산업을 탄탄하게 만드는 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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