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에 빠진 샤프가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독자회생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 불거진 재팬디스플레이와의 합병설을 일축했다.
닛케이산업신문은 샤프가 10일(현지시각) 열린 신기술 발표회에서 독자적으로 사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호시 노리카즈 샤프 전무는 “돌에 매달려서라도 사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샤프는 최근 주거래 은행인 미즈호와 미쓰비시 도쿄 UFJ 은행에 약 1500억엔 규모의 자금 수혈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 사업 부진 등 최근 이어져온 경영 손실을 견디지 못했기 때문이다.
회사는 액정디스플레이(LCD) 사업을 되살리기 위해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에 터치 일체형 인셀방식을 도입할 계획이다. 그 동안 외부 터치 패널을 사용했던 것과 달리 독자 개발한 터치 신기술 ‘프리드로잉’을 도입한 제품을 올해 양산하겠다는 것이다.
프리드로잉은 터치 감도를 크게 개선한 기술이다. 패널에 붓으로 그리듯 터치 압력을 모두 재현한다. 회사는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부터 태블릿PC, 전자칠판 등 모든 크기의 제품에 기술을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샤프는 터치 일체형 디스플레이 양산으로 예측 불가능한 외부 요인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해 샤프는 대만 터치패널 공급업체가 조업을 중단한 영향을 받아 샤오미 신제품에 디스플레이를 공급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사건이 최근 샤프 경영악화의 도화선이 됐다는 분석이다. 샤오미는 이후 디스플레이 공급 업체로 재팬디스플레이를 선택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샤프 디스플레이 사업의 미래가 순탄치 않을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는 차별화가 어렵고 중국 스마트폰 시장을 잡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새로운 개척 시장인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등 성장세도 2017년 이후에나 본격화 될 전망이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