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된 지스타가 관람객의 뜨거운 호응과 함께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했다. 국내 주요 게임사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선보인 트리플A급 기대 신작이 대거 출품됐다. 장르와 플랫폼의 한계를 벗어냈다. 내년 출시 예정 신작을 미리 체험해보는 시연 행사와 더불어 다양한 참여형 이벤트·문화 행사가 전시장 곳곳에서 진행됐다.
올해 지스타는 그동안 도전적 시장으로 여겨지던 콘솔 게임과 싱글 플레이 패키지 게임이 주인공의 자리로 전면에 내세워지는 모습이 돋보였다. 높은 완성도와 게임성을 바탕으로 재미라는 본질에 집중한 K게임을 시연으로 접한 참관객의 입에서는 '레전드급'이라는 찬탄이 쏟아졌다. 행사 개막과 함께 누구보다 먼저 기대 신작을 만나보기 위해 경쟁적으로 발걸음을 재촉하는 오픈런 현상까지 나타났다.
◇넥슨·넷마블 등 초대형 기대작 대거 출품
창립 30주년을 맞이한 넥슨은 300규모로 초대형 전시부스를 꾸렸다. 500여대에 이르는 시연기기를 준비해 신작 4종을 체험하고 1종은 소개 영상을 선보였다. 부스 중앙에는 상당한 공간을 할애해 넥슨을 대표하는 30개 게임 관련 일러스트, 영상, 전시물 등을 만나볼 수 있는 특별 기념존을 마련했다.
하드코어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행사 입장 개시 30분만에 구름 인파가 몰리며 시연까지 2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는 대기줄이 형성됐다. 던전앤파이터 개발사 네오플에서 선보이는 차세대 3D 액션 RPG '프로젝트 오버킬' 또한 간편하면서도 손맛 좋은 조작감으로 주목을 받았다. 캐주얼 RPG '환세취호전 온라인'과 PC MOBA 배틀로얄 '슈퍼바이브' 역시 큰 관심을 받으며 참관객 발길이 이어졌다.
전날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로 대상을 수상한 넷마블은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와 '몬길: 스타 다이브' 2종에 대한 시연 기회를 마련했다.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 지식재산(IP)을 게임으로 제작해 또 다른 글로벌 성공 모델을 제시한다는 트랜스미디어 전략을 전면에 내세운 점이 부각됐다.
크래프톤은 '인조이', '하이파이 러시', '딩컴 투게더' '프로젝트 아크', '마법소녀 카와이 러블리 즈큥도큥 바큥부큥 루루핑' 등을 출품했다. 'Connect Rings'라는 주제로 독창적인 크리에이티브를 통해 무한히 연결된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이벤트를 진행해 참관객 호응을 얻었다. 특히 야외 부스를 마련한 마법소녀 루루핑은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참여형 이벤트로 웃음을 줬다.
펄어비스 '붉은사막'은 처음으로 국내 이용자에게 시연을 제공해 화제가 됐다. 총 100부스 규모로 입장부터 시연까지 마치 게임 세상에 들어온 것 같은 몰입감을 선사했다. 웹젠은 웹젠노바에서 개발 중인 서브컬쳐 수집형 RPG '테르비스'와 하운드13이 개발하는 오픈월드 액션 RPG '드래곤소드'를,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발할라 서바이벌'과 '프로젝트 C(가칭)'·'프로젝트 S(가칭)'·'프로젝트 Q(가칭) 등 4종을 최초로 소개했다.
벡스코 BTC관 제2전시장에 터를 마련한 하이브IM은 전시장 입장과 동시에 한 눈에 들어오는 대형 부스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출품작은 아쿠아트리에서 개발 중인 신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아키텍트: 랜드 오브 엑자일'이다. 정우용 하이브IM 대표는 “아키텍트: 랜드 오브 엑자일을 계기로 하이브IM이 종합 게임 서비스사로서 한 단계 도약을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팀·포켓몬Go 등 해외 게임사 참여 확대
해외 게임사와 게임 생태계 관련 기업이 지스타에 참여하며 K게임의 국제적 위상 확대가 체감됐다. 세계 최대 PC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은 처음으로 지스타와 손잡고 국내 전시 행사에 참가했다. '지스타 인디 쇼케이스 2.0 갤럭시'를 공동 개최하고 휴대용 게임기기 스팀덱 시연존도 마련했다.
남녀노소가 즐기며 전세계적으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나이언틱 '포켓몬Go'도 20주년을 맞은 지스타와 함께 부산 전역에서 기념 이벤트를 진행했다. 지스타 포켓몬GO 부스에서는 게임 체험과 함께 특별한 기념 포켓몬 수집이 가능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대규모 엔터테인먼트 도시 프로젝트인 '키디야(Qiddiya)'도 지스타 2024에 참가해 대형 부스를 꾸렸다. 차세대 IRM 게이밍을 기반으로 세계 최초 실제 사이버펑크 라이프스타일 구현을 목표로 하는 게이밍 도시 '우바르'의 콘셉트를 공개했다.
중국 게임사 하이퍼그리프의 퍼블리싱 자회사 그리프라인도 '명일방주: 엔드필드' 시연부스를 마련해 서브컬처 팬의 긴 대기줄이 이어졌다. 이외에도 엑솔라, 스페인 대사관,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한국대표부 등이 전시 부스를 구성했다.
◇세계 최고 수준 라인업 G-CON
핵심 부대행사로 자리잡은 지스타 단독 콘퍼런스 'G-CON'은 세계 유수 게임 행사에 견줄만한 화려한 연사진으로 화제가 됐다.
첫날 키노트 세션은 퍼스트 버서커: 카잔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윤명진 네오플 대표와 현재 '파이널 판타지 VII' 리메이크 프로젝트 프로듀싱을 맡고 있으며 '파이널 판타지 VI'·'파이널 판타지 VII' 등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의 감독인 키타세 요시노리 프로듀서, '파이널 판타지 VII Rebirth'의 전체 개발을 이끌고 있는 하마구치 나오키 디렉터 등이 연사로 올랐다.
이외에도 '발더스 게이트3', '헬다이버즈2', '아스트로봇', '소녀전선', '로블록스', '마블 스파이더맨', '다키스트 던전', '프로스트 펑크' 등 글로벌 인기 게임 핵심 개발자 다수가 연사로 참여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