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4용 신규 접합 '플럭스리스 본딩'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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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HBM

메모리 업계에 고대역폭메모리(HBM) 제조를 위한 신공정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플럭스리스'라 불리는 D램 접합(본딩) 공정으로, D램을 쌓을 때 간격을 최소화하려는 시도다. 점점 높아지는 HBM 단수에 대응하려는 포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HBM 제조사가 6세대 HBM 'HBM4'에 플럭스리스 본딩 적용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마이크론이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며 협력사들과 신규 공정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SK하이닉스도 플럭스리스 본딩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이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업체마다 준비 정도가 상이하지만 모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공정”이라며 “삼성전자도 면밀히 지켜보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플럭스리스 본딩은 HBM의 D램 위·아래 간격을 최소화하는 공정이다. D램을 접합하고 전기적으로 연결할 때 산화막이 접합 품질을 떨어트릴 수 있는데, 이를 제거하는 물질이 '플럭스'다.

플럭스를 세정도 하지만 D램 사이사이에 잔류물로 남는다. 플럭스가 HBM 제조에 필요하지만 D램 간격을 줄이는데는 걸림돌인 셈이다. HBM 단수가 높아질수록 두께를 얇게 만들어야 하는데 플럭스 때문에 두께를 줄이지 못해서다. HBM4 경우 제품 높이가 775마이크로미터(㎛)인데, 단수가 높아지면 D램 간격을 더 좁혀야한다.

D램 간격을 좁혀 궁극적으로는 HBM 두께를 줄이기 위해 고안된 플럭스리스는 기술은 현재 HBM4 적용이 검토되고 있다. 같은 두께 축소를 위해 D램과 D램을 직접 구리로 연결하는 '하이브리드 본딩'이 이르면 HBM4E, 늦어도 HBM5를 겨냥하고 있는데 그 이전에 플럭스리스 기술이 상용화될 전망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HBM 20단부터 하이브리드 본딩이 적용될 예정인 만큼, 그 이전인 16단 수준인 HBM4에서 플럭스리스 본딩이 도입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플럭스리스가 떠오르면서 장비 업계도 바빠졌다. ASMPT와 한미반도체가 플럭스리스 본딩 장비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ASMPT는 플럭스리스 본딩 기술을 확보해 해당 기술을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미반도체 경우 내년 플럭스리스 본딩 장비를 출시할 예정이다. 플럭스리스 본딩 주도권이 하이브리드 본딩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시장을 누가 선점하느냐가 관심사다.

또 공정 방식 변화에 따른 장비 뿐 아니라 소재 변화가 예상된다. 현재 마이크론은 비전도성접합필름(NCF) 방식으로, SK하이닉스는 매스리플로우-몰디드언더필(MR-MUF)로 D램을 접합하고 있다. 이들 모두 HBM4에서는 성능이 개선된(Advanced) NCF와 MR-MUF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플럭스리스 본딩 도입 시 이에 맞은 소재를 활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