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식각·코팅업체 아바텍이 애플 신제품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솔브레인·지디·켐트로닉스 등 경쟁업체들은 지난해 이후 실적 부진을 겪고 있지만, 아바텍은 홀로 실적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올 들어 애플 아이폰6·아이폰6 플러스·아이패드 에어2 등 신제품 판매량이 빠른 속도로 늘면서 아바텍 식각 수주량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아바텍(대표 박명섭)은 작년 하반기 이후 애플 아이폰6·아이폰6 플러스용 LCD 식각 물량을 수주하면서 실적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아바텍은 주로 아이패드 시리즈용 LCD 식각을 담당하다 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으로 발을 넓혔다. 인플레인스위치(IPS) 패널 코팅 시장에도 진출하면서 수혜폭이 더욱 늘어났다.
아바텍은 애플 아이폰6·아이폰6 플러스용 LCD 유리 식각 공정을 대부분 담당하고 있으며, 신제품 아이패드 식각 공정의 절반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각은 디스플레이 패널을 얇게 만드는 공정이다. 디스플레이 패널 상·하부에 부착하는 유리기판을 화학약품으로 깎아내 무게와 두께를 줄인다. 애플은 신제품 두께를 줄이기 위해 식각 공정을 더욱 확산시키는 추세다.
아바텍과 대조적으로 삼성전자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패널 식각을 담당하던 국내 업체들은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지난해부터 삼성전자에 AM OLED 패널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식각 공정을 점차 간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전자에서 출시하는 AM OLED 휴대폰에는 상판 유리기판 식각 공정이 간소화됐다. 유리 소재업체 코닝이 얇은 유리를 공급하면서 식각 공정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애플은 삼성전자처럼 식각 공정을 간소화하기 어렵다. 박막트랜지스터(TFT) LCD는 공정이 복잡해 AM OLED 유리기판처럼 얇은 제품을 사용하면 생산 수율이 크게 떨어진다. 애플은 당분간 화소·색감 등을 이유로 신제품에 LCD를 채택한다는 방침이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애플 아이폰6는 지난해 4분기 7000만대에 가까운 판매량을 기록할 정도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 중”이라며 “애플이 LCD를 쓰는 한 아바텍 식각 수주량이 줄어들 걱정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바텍 연간 실적 추이(단위:억원) / 자료:전자공시시스템, 업계>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