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는 정보통신기술(ICT) 수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3년 만의 무역흑자 감소로 빛이 바랬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해 ICT 수출과 수입은 전년과 비교해 각각 2.6%, 8.3% 증가한 1738억8000만달러와 875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연간 ICT 수출이 17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2013년에 이어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ICT는 지난해 전체 산업 수출 5731억달러의 30%를 차지하며 우리 수출 확대에 기여했다. 반도체 수출은 9.6% 늘어나며 처음 600억달러를 돌파했다. 휴대폰은 하반기 성장세가 둔화됐지만 전체적으로 6.3%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ICT 수입이 수출보다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무역흑자는 863억5000만달러로 20억달러 이상 줄었다. ICT 무역흑자 감소는 2011년 이후 3년 만이다.
지난해 ICT 수입이 크게 증가한 것은 휴대폰의 영향이 크다. 지난해 부분품을 포함한 휴대폰 수입은 72억4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85% 급증했다. 국내 소비자가 주로 사용하는 외산 휴대폰이 애플 ‘아이폰’임을 감안하면 지난해 신제품 출시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휴대폰 수입은 지난 12월 한 달 동안만 121% 증가했다. 여기에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으로 국산 휴대폰 보조금 혜택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다만 휴대폰은 반도체·디스플레이와 달리 신제품 출시 주기에 따라 변동성이 많은 만큼 지난해와 같은 큰 폭의 수입 증가세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은 적다는 관측이다.
정부는 올해 우리 ICT 수출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EU 경기침체와 일본의 엔저공세 등 대외 여건이 녹록지 않지만 미국 중심의 완만한 성장과 스마트서비스 확대에 힘입어 세계 시장이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