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기업에 이어 아시아 기업도 조세회피처 특허양도에 나섰다. 이들은 대부분 최근 들어 특허 양도를 시작했다.
전자신문 미래기술연구센터(ETRC)와 특허 분석 전문기업인 광개토연구소(대표 강민수)가 공동 발행한 IP노믹스(IPnomics) 보고서 ‘특허보물섬, 조세회피처’는 조세회피처 특허 이동에 나선 주요 아시아 기업을 살펴봤다.
◇ 최대 특허 양도 기업, NEC
일본계 IT업체 NEC는 조세회피처에 특허를 가장 많이 양도한 아시아 기업이다. 이 회사는 2012년부터 총 350여개 특허를 사모아에 양도했다. NEC가 양도한 특허는 모두 사모아에 위치한 특허관리 전문기업(NPE) 골드참(Gold Charm) 소유가 됐다. 골드참은 현재 총 600여개 특허를 보유했다. 이중 60% 가량을 NEC로부터 양도받았다. 주목할 점은 골드참이 보유한 특허 대부분이 아시아 기업으로부터 양도받았다는 것이다. 골드참은 NEC외에 대만계 혼하이로부터 250여개 특허를 양도받았다. 매입 시점도 2012~2013년에 집중됐다. 골드참은 매입한 특허를 사용해 올해부터 특허 소송에 나섰다. 지난 6월 일본의 미쓰비시전자·도시바·푸나이전자 등을 상대로 총 3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NEC는 1899년에 설립됐으며, 일본 최초 합작기업으로 유명하다. 현재 유선 및 무선 통신 캐리어 사업을 주력사업으로 전 세계 140개국에서 비즈니스를 전개한다. 매출은 320억 달러에 달한다.
◇ 가장 빠른 특허 양도 기업, 혼하이
대만계 부품 제조사인 혼하이(Hon Hai Precision Industry)가 조세회피처 특허 양도기업으로 부상했다. 혼하이는 2006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총 290여개 특허를 케이만군도와 사모아 에 양도했다. 혼하이는 아시아계 기업 가운데 조세회피처로의 특허 양도를 가장 먼저 시작했다. 혼하이는 사모아에 260여개, 케이만군도에 20여개 특허를 양도했다. 혼하이는 현재 3만개 가량의 출원 및 등록 특허를 보유해 조세회피처 특허 양도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혼하이는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생산하는 팍스콘 모회사다. 아이폰 인기에 힘입어 꾸준한 성장세와 함께 높은 인지도를 확보했다. 매출은 1280억 달러에 달한다.
◇ 본사가 조세회피처에 위치한 O2Micro
대만계 조명 및 전력 관리 전문업체 O2Micro가 보유한 특허는 대부분 케이만군도로 이동한다. O2Micro 본사가 케이만군도에 위치했기 때문이다. O2Micro는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80여개 특허를 케이만군도에 양도했다. O2Micro가 케이만군도에 양도한 특허는 전체 보유 특허(350여개)의 82%에 달한다. 최근 본사를 조세회피처에 두는 기업이 늘고 있다. 조세회피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O2Micro 외에 파운드리 전문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Globalfoundries) 본사도 케이만군도에 위치했다. 나스닥 상장사인 O2Micro는 LED조명, 배터리 및 파워 관리 등의 제품을 생산한다. 매출은 7300만 달러에 달한다.
◇ 특허 양도가 급증한 광학기업, 아시아옵티컬
대만계 광학 제조업체인 아시아옵티컬(Asia Optical)은 조세회피처에 특허를 대량 양도한 대표적인 아시아 기업이다. 이 회사는 2012년에 버진아일랜드에 총 260여개 특허를 양도했다.
아시아옵티컬이 양도한 특허들은 모두 버진아일랜드에 위치한 아시아옵티컬 자회사 소유가 됐다. 아시아옵티컬 특허가 조세회피처에서 관리되고 있다는 의미다. 현재 아시아옵티컬은 330여개 특허를 보유했다. 이 가운데 77%가 버진아일랜드 자회사 소유다.
아시아옵티컬은 광학제품 전문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회사로 1981년 설립됐다. 광학 렌즈, 조준 장치, 영상 차단 망원경 부품, 레이저 거리 측정기 부품, 현미경 부품 등을 주로 생산한다. 대만과 일본을 중심으로 비즈니스를 전개하며 매출은 210억 타이완 달러에 달한다.
IP노믹스 보고서 ‘특허보물섬, 조세회피처’는 2001년 이후 특허 유입이 급증한 조세회피처를 대상으로 △조세회피처별 특허 양도 현황 △특허를 옮긴 주요 글로벌 기업 △특허 이동에 나선 NPE 동향 △특허 이동 이후 글로벌 특허 소송 변화 등을 심층 분석했다.
※ 상세한 내용은 IP노믹스 홈페이지(http://www.ipnomics.co.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강욱기자 woo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