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유리와 같은 부도체에 전류를 흐르게 하는 ‘유리 투명전극 기술’을 조명용 발광다이오드(LED)에 적용해 광 효율을 향상시켰다. 차세대 조명, 디스플레이용 광원 효율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태근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팀은 가시영역에서 98% 투과도를 갖는 질화규소(SiNx) 박막을 이용한 유리 투명전극 기술로 고효율 LED를 구현했다고 20일 밝혔다. 기존 금속전극 LED에 비해 동작에 필요한 전압은 0.5볼트(V) 감소했고, 같은 전류(1암페어)에서 광 출력은 9% 향상됐다.
전극을 위 아래로 배치한 대면적 수직 LED 효율 향상에는 효과적인 전류 주입과 분산이 관건인데 금속전극과 반도체가 직접 접촉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대면적화 시 소자의 발광특성이 떨어졌다. 금속전극은 전류 주입 특성은 뛰어나지만 빛을 통과시키는 효율이 낮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투명 물질을 전극 재료로 활용하는 투명전극 기술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반도체와 금속패드 사이에 인듐주석산화물(ITO)이나 그래핀 같은 전도성 투명물질을 삽입하는 방식은 광흡수와 전기적 특성 저하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해당 물질의 빛 투과도가 92~93%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질화규소 박막을 수직형 LED 반도체 표면에 증착, 외부 전압을 가해 전도성 채널을 형성했다. 전기가 통하지 않는 부도체에 인공적으로 ‘전류 통로’를 낸 셈이다. 전도성 채널은 전극에서 반도체로 흐르는 전류를 효과적으로 주입, 분산시켜 균일한 발광특성과 뛰어난 광효율을 나타냈다.
양산기술 확보와 신뢰성 검사 기간을 고려하면 실용화까지 3~5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교수는 “최근 개발된 유리투명전극을 실제 소자에 적용한 첫 사례”라며 “향후 LED뿐만 아니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태양전지 등 다양한 형태의 광전소자 효율 항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지원으로 수행됐고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 7월 25일자에 소개됐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