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프로세서 `코어-A` 프로젝트 기로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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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내 시스템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한 ‘코어(Core)-A’ 프로젝트가 기로에 섰다. 올해 지원 사업이 종료되지만 아직 자립 기반을 갖추지 못해 향후 진로가 불투명하다.

21일 관계 기관과 업계에 따르면 특허청이 지난 2012년부터 진행한 ‘핵심 반도체 설계 재산권 활용 확산 지원 사업(2단계)’은 올해 3년 일정을 마치고 종료될 예정이다.

이 사업은 국내 팹리스의 기술력을 높이고 핵심 설계 재산권(IP)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됐다. 국내 팹리스 대부분이 해외 반도체 IP에 의존하는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고, 자생적인 반도체 설계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앞서 특허청이 지난 2006년 시작한 핵심 반도체 설계 재산 진흥 사업의 연장선이다.

같은 사업에 따라 지난 2011년 개발 완료된 한국형 프로세서 코어인 ‘코어-A’ 보급과 활용을 확산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코어-A는 박인철 KAIST 교수팀을 중심으로 개발된 기술이다. 고성능이 요구되는 모바일 기기보다는 산업용 임베디드 기기를 겨냥한 프로세서 코어다. 무료로 IP를 개방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특허청은 코어-A를 확산하기 위해 2009~2011년 1차 지원에 이어 2012년부터 올해까지 2단계 지원 사업을 진행 중이다. 중소 팹리스가 코어-A IP 기반 상용 칩을 개발할 때 필요한 기술 지원이 주된 내용이다.

문제는 코어-A가 아직 시장에서 독자적인 기반을 닦지 못했다는 점이다. 개발 당시 한국형 프로세서 코어로 주목받았으나 한 차례 상용 제품에 탑재된 이후로는 상용화 실적이 미비하다. 지금은 특허청 지원 사업에 따라 라온피플, 팍스디스크 등이 사업화를 추진 중이다. 이밖에 몇몇 회사가 정부 지원과는 별도로 상업화를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용화 기반이 부족한 상태에서 올해 정부 지원이 만료됨에 따라 앞으로는 독자 생존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코어-A기술지원센터 관계자는 “기술료가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아직 수요 기업은 적다”며 “보다 많은 상용 사례를 발굴하기 위해 다각도로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10년 가까이 지원한 것을 감안하면 이제는 민간 차원에서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특정 사업이나 기술을 무기한 지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중간 실적을 토대로 민간 차원에서 새로운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허청은 일단 코어-A 활용 지원 사업은 올해 마감하고 연장하지 않는 쪽으로 사실상 방침을 정리했다. 내년부터는 민간 주도로 상용화를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핵심 반도체 설계 IP 창출에는 지속적으로 힘을 실을 계획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시스템 반도체 산업 발전을 위한 핵심 설계 재산권 창출 노력은 이어갈 것”이라며 “구체적인 방안은 내부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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