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규제개혁 성패 인센티브에 달렸다

많은 이야기가 나왔다. 한결같이 좋은 지적이었다.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관합동규제개혁점검회의는 현장 목소리를 날것 그대로 듣는 자리로 의미 있는 행사였다. 무엇보다 규제를 왜 뜯어고쳐야 하는지 국민 모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회의에 참석한 민간 기업 대표부터 동영상에 나온 시민까지 없애야 할 규제 주장은 저마다 달랐다. 공통점이 한 가지 있다. 모두 왜 이런 규제가 필요한 지 도무지 이해하지 못했다. 규제라는 게 만들어질 때 다 이유가 있었겠지만 실제 현실과 맞지 않아, 또는 시간이 지나 낡은 게 많다. 이런 게 쌓여 ‘손톱 밑 가시’가 됐다. 그런데 한번 만든 규제를 쉽게 개선하지 못한다. 간단한 규제 하나 개선하는데 법과 규정 자체를 바꿔야 하며, 부처 간 협의를 거치니 시간이 걸린다. 그 사이 다른 새 규제가 생긴다. 역대 정권마다 수없이 규제 개혁을 외쳤어도 되레 규제는 더 늘어난 이유다.

규제개혁장관회의를 겸한 이날 회의는 이 악순환 고리를 한번 끊어보자는 자리다. 제대로 하려면 쓸데없는 규제가 사라지지 않는 본질적 원인부터 제거해야 한다. 한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핵심은 행정기관과 국회와 같이 규제를 생산하는 곳에서 ‘규제 마약’에 취한 것부터 치료하는 일이다.

중앙부처든 지방자치단체든 공직자들은 규제가 있어야 권한을 누리며, 존재 이유를 확인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입법기관인 국회의원들도 이렇게 여긴다. 심하게 말해 규제는 관료와 국회의원의 호구 대책이다. 이런 생각을 확 바꿀 획기적 발상이 나오지 않으면 비합리적 규제는 결코 없어지지 않는다.

이 점에서 박 대통령이 규제 개선에 적극적인 공무원에게 인센티브를 주고 감사 면책을 검토하겠다는 발언은 매우 적절하다. 행정 행위든 일상 행동이든 변화를 이끌어낼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처벌보다 인센티브인 것으로 판명됐기 때문이다. 국회 의원입법 규제 심의장치 마련은 입법권 제한 우려도 일부 나오지만 국회 자율로 운영하면 별 탈이 없을 것이다. 불필요한 규제를 줄일수록 더 많은 유·무형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면 공무원과 국회의원들이 움직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 방법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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