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통상임금 판결 임금체계 선진화 계기 삼아야

정기 상여금도 통상임금으로 인정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양승태 대법원장)는 18일 상여금은 근속기간에 따라 지급액이 달라져도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생일축하금·휴가비·김장보너스와 같은 복리후생비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이로써 재계와 노동계 사이에 첨예한 갈등을 빚었던 통상임금 논란은 거의 노동계 승소로 마무리됐다.

통상임금은 회사가 근로자에게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돈을 뜻한다. 초과근로수당의 기준이다. 이 판결로 노동자들은 퇴직금과 추가수당을 비롯한 수입은 앞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거꾸로 기업의 인건비 부담은 지금보다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이 비상이 걸린 이유다. 특히 중소기업이 그렇다.

통상임금 논란은 정부에서 비롯됐다. 법원은 그간 통상임금 범위를 확대하는 판결을 내렸지만 정부는 상여금을 포함하지 않은 행정지침을 고집했다. 기업은 편법을 썼고 노동계는 이를 암묵적으로 수용했다. 이런 그릇된 관행이 25년 만에 정리됐다.

하지만 후폭풍은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와 노동계 갈등은 지금보다 더 극심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판결을 계기로 기업들이 상여금 축소, 연봉제 확대 등 임금체계 개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인건비 추가 부담을 회피할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노동계는 당연히 반발할 것이다. 논란이 통상임금에서 임금체계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가뜩이나 기업 경영 상태가 나빠지는 상황에서 이런 논란의 지속은 우리 경제에 새 짐이 된다.

재계와 노동계가 제 주장만 고수하면 지금보다 더 큰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 통상임금 논란으로 확인했듯이 우리나라 임금체계는 덜 선진화했다. 재계와 노동계 모두 합리적인 논의로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기업은 임금체계 개선을 인건비 줄이는 도구로 쓰지 말아야 한다. 노동계는 기업 경영의 어려움이 대부분 경직된 노동시장에서 비롯함을 인정해야 한다. 기업은 정당한 노동 가치를, 노동계는 노동시장 유연성을 수용할 때 양쪽 모두 상생할 해법을 찾을 수 있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