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라는 말이 있죠. 특히 대기업 임원은 황금률처럼 새겨야 할 말인 것 같습니다. 제조 전문가 A 부사장은 최근 삼성전자에서 잘 나가는 임원 중 한명입니다. 그런데 A 부사장도 한 때 위기가 있었습니다. 사업부장이 갑작스레 바뀌면서 A 부사장도 함께 물러나야할 처지가 됐습니다. 업무 인수인계까지 거의 끝냈지만, 후임자가 갑작스레 교통사고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제조 부서가 워낙 특수한 영역이다 보니 새로운 후임자를 찾기도 쉽지 않았죠. 결국 새로운 사업부장은 A 부사장이 계속 일을 맡도록 했습니다. 신임 사업부장도 A 부사장의 깔끔한 업무 스타일을 마음에 들어 하면서 중용했죠. 임원에게 실력은 기본이라지만, 특출한 능력은 어디서든 인정받게 되나 봅니다.
○…소재부품가에서는 여성 사업가는 물론 임원 찾아보기도 힘듭니다. 기술력과 영업력 모두를 갖춰야만 이 거친 소재부품 바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테니까요. 소재부품 산업에서 여성이 일과 가정 모두 성공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와 같습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배가 불러서도 왕성한 활동을 했던 B 사장은 단연 눈에 띄는 인물입니다. 남자보다 더 배포가 크다는 평을 받는 B 사장에게도 사실 힘든 일이 많습니다. 창업하고 기술 개발에 전념하던 시기에는 아이들에게 소홀해질 수 밖에 없겠지요. 가정을 챙겨야겠다고 마음을 굳게 먹은 B 사장은 가정과 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의지를 불태웁니다. 그러다보니 몸이 견뎌나질 않는다네요. 언제 쯤 여성이 마음 놓고 꿈을 펼칠 수 있을 때가 올까요.
○…인사철만 되면 부러운 사람들이 있죠. 기업 오너(owner), 오너 일가친척, 오너와 각별한 인연을 맺은 사람이 그들인 데요, 회사나 비즈니스 세계 역시 사람들이 하는 일이라 아무래도 인간적인 정에 끌리게 되나 봅니다. 특히 혈연 관계가 아니고서야 인연이 될 수 있는 기회도 쉽게 찾아오지는 않죠. C 회사 D 회장은 굴지의 S 그룹 오너 외아들의 농구 코치 출신입니다. 고위공무원이 산하기관 기관장으로 가는 것처럼 D 씨도 S 그룹 협력사의 CEO를 두루 거칠 수 있었습니다. 다 옛날 인연이 있었던 덕분이죠. 지금은 퇴임한 E 전 부회장 역시 그렇습니다. 대기업 총수의 부인과 E 부회장의 부인이 같은 학교 같은 과 동문이라 부인들끼리 아주 친하게 지냈다고요. 부회장 자리에 오른 비결 중 하나라네요. 그래도 인사가 만사라고 능력 있는 직원들에게 승진 기회를 줘 기를 살려 주는 게 기업이 영속하는 비결이겠죠.
○…중소 부품업체 F 사장의 지나치게 까다로운 입맛 때문에 주위 사람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제철 음식과 유명 맛집을 찾아다니기로 유명한 데 이 때문에 약속이나 회식 장소를 고를 때 아랫 사람들이 보통 신경을 쓰는 것이 아닙니다. 최근에는 회식을 하다, 까다로운 입맛의 F가 굴을 한 입 먹고 숟가락을 놓아버리는 바람에 회식 분위기까지 망쳤다고요. 맛있는 것을 찾아 다니는 것도 좋지만 너무 음식을 가려도 힘들 것 같네요.
`소재부품家 사람들`은 국내 소재부품 업계와 학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울고 웃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매주 월요일 소재부품면에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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