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분기 세계에서 팔린 TV 열 대 중 두 대는 3D TV인 것으로 나타났다. 디스플레이서치 조사 결과다. 지난 2011년 1분기 3.8%였던 비중이 20.8%로 껑충 뛰었으니 폭발적인 성장세를 짐작케 한다. 이 정도로 보급됐다면 콘텐츠 수요도 덩달아 급증할 것이다. 거금을 들여 장만한 TV를 제대로 즐기고자 하는 게 소비자 마음이다.
영화 `아바타` 흥행을 계기로 고조된 3D 콘텐츠 제작 열기는 최근 주춤했다. 영화관 등 한정된 수요로 제작자가 막대한 자금이 드는 콘텐츠 제작을 꺼린 결과다. 그러나 안방에서도 3D 콘텐츠를 볼 수 있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대부분의 OECD 국가가 지난해까지 디지털TV로 전환했다.
고선명 화질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안방에서도 3D 콘텐츠를 보고 싶어 한다. 조만간 국내외 디지털방송사들이 3D 프로그램을 늘리고 전용 채널까지 둘 것으로 예상된다. SBS가 지상파 방송으로 처음으로 3D 정규 프로그램을 편성한 것이 의미하는 바가 크다.
방송이란 유통경로가 확대되면서 세계 제작사들이 다시 3D 콘텐츠에 주목할 것이다. 제프리 카젠버그 드림웍스 CEO는 지난달 방한해 `라이프 오브 파이`와 `그래비티`와 같이 질 좋은 콘텐츠를 예로 들며 3D 콘텐츠 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불식됐다고 말했다.
3D 콘텐츠 영역은 영화뿐만 아니다. 스포츠, 게임은 물론이고 의학, 교육, 군사 분야까지 다양하다. 다만, 막대한 제작비로 인해 자본력과 콘텐츠 조달 능력이 우수한 외국 업체들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3D TV의 절반 가까이를 판매하는 우리나라로선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서둘러 3D 콘텐츠 제작 기반을 다져나갈 때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중소 콘텐츠 제작사를 대상으로 3D 관련 소프트웨어를 무료 보급하는 것은 시의적절하다.
더 나아가야 한다. 단순 수탁 제작을 넘어 세계에 통할 질 좋은 콘텐츠 제작을 우리가 선도해야 한다. 시장 초기라서 가능하다. 하지만 중소 제작사 힘으로 불가능하다. 기존 콘텐츠를 다시 만들어도 좋다. 방송사부터 콘텐츠 유통, 제작사까지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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