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부품가 사람들] `한국식 영업`의 힘을 보여줘~

○…어렸을 때 미국에 이민가 학창 시절을 보내고 미국계 회사에 입사해 근무하던 A씨는 현지 문화에 길들여져 있었죠. 그래도 뿌리는 역시 한국이었나 봅니다. A씨는 한국 지사장으로 발령받아 가족을 모두 데리고 돌아왔죠. A씨가 부임하자마자 이 회사 영업 방식이 확 바뀌었습니다. 만년 2위에 만족하던 처지였는 데 고객사 임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고 매일 술자리를 갖는 등 이른바 `한국식 영업`을 시작한 거죠. 해외파하면 연상되는 영업 스타일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A 지사장은 부임 후 불과 1년 만에 한 자리 수에 불과한 점유율을 30%대로 끌어올렸다고 합니다. 그는 한국뿐만 아니라 본사 사장 자리에 오르며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한국 지사 위상이 높아진 건 물론이고요.

○…누가 부인 `덕`을 본다고 하면 흔히들 처가에 돈이 많거나 처가 가족들이 높은 자리에 있는 경우를 생각하기 쉽지요. 하지만 순전히 부인이 가진 내조의 힘 덕에 승승장구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삼성전자 전 사장 B씨는 지금까지도 부인 덕을 톡톡히 누리고 있습니다. B씨의 부인은 `사장 사모님`이라는 타이틀을 연상하기 힘들 정도로 수수한 외모에 겸손한 태도로 주변 칭송이 자자합니다. 드러나지 않게 주변 사람들을 챙겨 감동을 준다지요. B씨가 욕심 많고 좀처럼 베풀지 않는 편인데도 주변에 좋은 사람이 많은 것은 모두 부인 덕(德) 때문이라고 지인들은 한 목소리로 이야기합니다. 인복이 많은 B씨는 정말 전생에 나라라도 구한 것 일까요.

○…우리나라 소재부품 산업에서 최근 2세 경영자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창업 1세대인 선친보다 더 뛰어난 경영 수완을 발휘하는 사람은 쉽게 찾아보기 어렵죠. 창업보다 수성이 더 어렵다는 말이 나온 이유겠죠. 무엇보다 사람을 다루는 일이 제일 힘든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 부품업체 C 사장은 선친이 어느 날 갑자기 별세하면서 회사를 물려 받았습니다. 이후 몇 년간 회사 규모를 꾸준히 키워 나름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죠. 그러나 최근 직원 중 일부가 불량 부품을 중국 샨자이 업체에 몰래 팔아넘기다 세관에 걸리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은 지역 언론에 대서특필되면서 고객사까지 알게 됐죠. 고객사는 관리 소홀을 이유로 C 사장에게 더 이상 부품을 공급받지 않겠다고 통보했다고 합니다. 2대에 걸쳐 공들여 쌓은 탑도 조심하지 않으면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네요.

○…글로벌 소재부품 회사 D 임원은 동동주를 굉장히 좋아한다는 데요. 2년 전 한국에서 처음 동동주를 맛보고는 그 후로 동동주만 찾아다니며 마셨다고 합니다. 톡 쏘는 느낌과 구수한 맛이 좋다는 데요. 집 주변 파전집부터 시작해 이제는 서울 토박이보다도 시내 곳곳의 동동주 맛집을 더 잘 꿰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작 주변 사람들은 그의 동동주 사랑에 고개를 젓기도 한답니다. 동동주를 너무 많이 마셔 다음날 숙취로 심하게 고생한 경험 때문이라는 데요. 뭐든지 지나치면 해롭겠죠.

`소재부품家 사람들`은 국내 소재부품 업계와 학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울고 웃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매주 월요일 소재부품면에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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