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부품가 사람들]나이는 숫자일 뿐?

○…삼성전자 부사장을 지내고 지금은 대학교수로 새 삶을 시작한 A 씨. 무엇이든 끝장을 보는 성격 덕에 이론적으로도 불가능하다는 것을 `가능`으로 만들어 낸 인물이기도 합니다. 지금도 A 씨는 여전합니다. 다른 교수들이 무색할 정도로 강의 자료를 열심히 준비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쉬엄쉬엄 자신의 경험을 전달만 해도 될 텐데 아무래도 습관은 못버리나 봅니다. 학기 중에는 해외 출장도 거의 가지않고 수업 준비에만 매달린다는군요. 그래서인지 학생들의 수업 평가 항목에서는 최고 점수를 받기도 했답니다. 또 최근에는 색소폰도 시작했는 데요, 새로 지은 집에는 방음시설까지 해 놓고 연습에 열중이랍니다. 예순을 훨씬 넘긴 나이에도 식지 않은 그 열정이 부럽습니다.

○…일을 잘 하려면 건강 관리도 필수지요. 한 소재업체 B 전무는 날씬한 몸에 뛰어난 체력을 자랑합니다. 그 비결은 마라톤인 데 실력이 취미생활 수준이 아니랍니다. 몇 년 전에는 참가 자격을 얻는 것만으로도 힘들다는 보스톤 마라톤에 참가하기도 했다는 데요. 그 일이 화제가 돼 여성 잡지에 인터뷰가 실렸답니다. B 전무는 50대에 접어든 지금도 일주일에 30㎞ 이상을 달린다니, 젊은 직원들도 이기기 못할 정도라네요. 주량도 대단하지요. 웬만한 술고래도 감당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부실 체력 직원들은 긴장 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부장으로 일하고 있는 C 씨. 그는 한 때 세계 최고의 엔지니어를 꿈꿨다고 합니다. 20년 전 C 부장은 신참 엔지니어로서 캠코더 국산화를 시도했습니다. 당시 소니 캠코더가 무려 160만원 수준에 팔리고 있었다고. C 부장은 100만원대 초반을 목표로 캠코더 개발에 매달렸습니다. 결과는 성공. 개발이 잘 됐으니 스타 엔지니어의 자리도 넘볼 수 있었죠. 그러나 제품을 출시해도 도통 팔리지가 않더랍니다. 문제는 청계천 회색시장에 있었습니다. 어떤 밀수업자가 소니 캠코더를 해외에서 몰래 들여와 청계천에 90만원대에 대거 뿌린 것이었습니다. C 부장은 결국 제품을 팔지도 못하고 캠코더 국산화의 꿈을 접어야 했습니다. 이후 그는 보직을 바꿔 나름 실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C 부장은 `그 때 캠코더 사업을 성공시켰더라면 지금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라며 가끔 상상해 본다고 합니다.

○…외국계 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은 이직이 잦습니다. 흔히 자기가치를 높이기 위해 이직을 선택하곤 하는 데요, 외국계 부품소재기업의 D 지사장은 정 반대의 경우입니다. 그는 20대부터 한 우물만 파 지금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그가 입사할 당시에는 직원이 손에 꼽을 정도로 작은 회사였죠, 주변에서는 회사를 옮기라 계속 권유했다고요. 유혹이 많았지만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는 데요. 한 우물만 판 그는 결국 회사를 키워냈고 지금은 주요 임원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이런 그의 이야기는 신입사원을 포함한 직원들에게 큰 귀감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직이 늘어난 만큼 실패 사례도 많아진 요즘 직장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소재부품家 사람들`은 국내 소재부품 업계와 학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울고 웃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매주 월요일 소재부품면에 연재합니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