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310>마음을 먹고 `결심`해서 `결정`해야 `결연`한 `결행`이 따라온다!

우리말에는 `먹는다`와 관련된 말이 참 많다. 음식을 먹기도 하고, 마음을 먹기도 한다. `마음먹는` 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하지만 마음을 먹고 결심하는 일에 그만큼 결연한 의지를 동반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만큼 `마음먹기`는 쉽지만 `결심하기`는 어렵다. 〈국어 실력이 밥먹여 준다, 낱말편 1〉에 보면 `마음먹다`와 `결심하다`, 그리고 `결정하다`의 차이를 분명하게 구분하고 있다.

`마음을 먹는다`는 오랜 생각이나 노력, 시간을 요하는 일보다는 기분에 따라서 가볍게 생각해서 금방 행동에 옮길 수 있는 일에 주로 쓰인다. 반면에 `결심하기`는 결연한 의지, 단호한 결심을 동반하는 어려운 일에 주로 쓰인다. 즉 즉석에서 한번, 대충, 계획 없이 마음은 맘대로 먹을 수 있지만 단호한 의지로 단단히 굳건하게 무슨 일이 있어도 해내기로 마음먹는 경우에는 `결심하다`를 쓴다.

일단 결심하면 행동과 실천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마음먹고 결심한 일이 실현되지는 않는다. 심지어 결심한 일도 주변의 환경적 여건이나 내부적 심리변화로 결연한 의지가 퇴색되어서 실천으로 연결되지 않는 일도 많지 않은가. 그렇지만 결심한 사항은 굳은 결의, 결연한 판단과 의지가 동반된 자신과의 약속이기에 언젠가는 실현되는 경우가 많다.

`결심하다`와 `마음먹다`가 주로 개인적인 마음가짐, 주관적인 심리나 사적인 행위와 관련이 있는 반면에 `결정하다`는 객관적이고 가치중립적이며 공식적인 사안과 어울려 쓰인다. 결정한 일은 다른 사람과 한 약속이기 때문에 실천해야 한다는 의무가 따른다. 결혼은 평생을 같이할 동반자와 함께 살겠다고 마음을 먹은 다음 그 사람과 함께 살기로 결심하고 나서 결정하는 일이다.

이처럼 중대한 일은 결정이 어울린다. 올 한 해 동안 쉽게 마음먹었지만 결심하지 못한 일은 무엇일까. 쉽게 마음먹고 차일피일 미루다가 지금까지 결심하지 못한 일이 있다면 자기를 비하시키지 말고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아서 먹고 결연한 의지로 결심하자. 그리고 다시 결심한 일을 반드시 해내기로 결정하자. 마음을 먹은 일이지만 결심하지 못한 사항, 또는 결심은 했지만 아직 결정하지 못한 일은 지금 당장 행동에 옮겨보자.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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