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의 커피에 140리터의 물이 사용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이른바 가상워터(Virtual Water)라는 개념으로 농수산물이나 재화를 만들어 내는데 들어가는 총 물의 양을 계산한 것이다. 예컨대 농부가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수확을 통해 제품을 만들어 내는데 까지 들어가는 물의 총량을 계산하는 것으로 쌀 1kg의 경우 3000리터의 물이 사용된다고 한다.
가상워터 개념은 1980년대 런던대학의 토니 앨런 교수가 만들어낸 개념으로 최근 물의 가치가 중요해지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가상워터 개념을 통해 계산해 보면 우유 1리터는 1000리터의 물이 사용되며 소고기 1Kg에는 1만6000리터, 돼지고기 1kg에는 5000리터, 햄버거 1개에는 2500리터의 가상물이 사용된다.
비단 농산품뿐 아니라 A4용지 한 장을 만드는 10리터의 물이, 면으로 만든 티셔츠 한 장에는 4000리터의 물이 사용된다고 한다. 독일의 사회생태학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연간 320억㎥의 가상워터를 수입하는 나라로 세계 5위의 가상워터 수입국에 해당한다. 최근 물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국내에서도 물과 관련된 좋은 정책을 만들기 위해 각 기관에서 고민 중이다. 이러한 정책에 가상워터의 개념을 고려하여 정책을 세울 수 있다.
가상워터가 많이 들어가는 제품의 수출과 수입을 조절해 물 수지를 맞추어야 한다. 특정지역의 수자원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개발은 지하수 및 하천을 고갈시켜 황폐한 지역으로 변화된다. 대표적인 예가 물이 풍부한 지역이었던 인도의 마하슈트라 지역에서 수익성이 좋은 사탕수수 농사에만 집중한 결과 최근에는 물이 부족한 지역으로 변화되었다. 사탕수수가 일반적인 작물에 비해 8배나 많은 물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원유가 풍부한 나라가 최대의 자원보유국 이었지만 향후에는 물이 풍부한 나라가 최대 자원보유국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