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피플]김홍규 애니파크 대표

지난해 화제가 된 영화 `머니볼`은 야구에 인생을 건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선수 데이터를 기반으로 승률을 높여가며 메이저리그 역사를 새로 쓴 `빌리 빈` 오클랜드 애틀레틱스 단장이 주인공이다. 프로야구 선수로서는 유망주에서 그쳤던 빌리 빈은 스카우터와 단장을 거치며 팀 전력상 약세로 분류됐던 오클랜드를 메이저리그의 강팀으로 변화시키는데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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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규 애니파크 대표이사

국내 최장수 야구 게임을 개발한 김홍규 애니파크 대표가 빌리 빈 단장 이상의 꿈을 품었다. 야구 선수들의 꿈이 `월드시리즈` 우승인만큼 김 대표도 국내 최고 야구 게임 개발사로 세계 유수 개발사와 승부하겠다는 포부를 세웠다. 프로야구 시즌 개막을 앞두고 공개한 신작 `마구더리얼` `마구 감독이 되자`로 미국과 일본의 유명 콘솔 야구 게임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게임사에서 대표라는 자리는 선수보다는 단장에 가까운 역할이다. 선수에 해당하는 직원들을 적절하게 배치하고 더 나은 성적을 내도록 독려하고 채찍질하는 자리기 때문이다.

김 대표의 첫 창업은 애니메이션 제작사였다. 애니메이션 제작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방향은 게임으로 선회했다. 야심차게 개발했던 `호버보드ASDF`는 캐주얼 게임으로 가능성은 인정받았지만, 상업적인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 국내에 성인 게임 시장을 연 `A3`도 내놨지만, 더 큰 성공이 절실했다. 그리고 지금의 애니파크를 있게 한 `마구마구`가 탄생했다. 벌써 6년 전 일이다.

“2006년 3월이나 지금이나 떨리는 마음은 비슷합니다. 새로운 게임을 공개하는 만큼 `마구 백년지대계`를 세웠습니다. 서비스 칠년, 십년이 아니라 백년동안의 활약을 기대해주세요.”

김 대표는 국내에 야구 게임 시장을 키웠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마구마구`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연도별 선수 카드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온라인 야구 게임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후 신규 야구 게임들이 경쟁적으로 등장하며 전체 시장 크기를 키워나갔다. 빌리 빈 단장이 고안한 선수 기용 이론이 메이저리그 전반에 퍼져나갔듯이 `마구마구`의 성공 모델은 변화, 발전하며 시장 성장에 기폭제가 됐다. 연간 1000억대 시장 규모의 진짜 `머니볼`이 만들어졌다.

그 동안 김 대표도 보통의 야구팬에서 열혈 야구인이 됐다. “여느 아이나 마찬가지로 아버지가 좋아하는 팀을 따라 좋아하게 된 것”이라던 그가 야구 게임을 개발하면서 새로운 사명감이 생겼다. 그는 야구경기와 야구게임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마구마구`는 2009년, 2010년 2년간 리그 스폰서를 하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후원에 참여했다.

김 대표는 “우리 게임도 한국 야구 덕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야구 발전을 위한 후원은 여러가지 준비하고 있다”면서 “특정 구단과의 제휴보다는 유소년 야구 꿈나무를 위한 티볼협회 지원 등 한국 야구의 위상을 높이는 방안으로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신작 야구 게임을 통해 게임에 대한 부정적 사회인식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더 큰 청사진도 제시했다.

“엔씨소프트가 이미 야구단을 창단했으니 애니파크는 야구장을 지어야죠.” 김 대표의 숨겨둔 야심이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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