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4월부터 지금까지 방송하던 모바일TV(원세그)보다 한단계 진보한 고선명 화질의 모바일 지상파 방송을 시작한다. 한국과 달리 월 420엔(약 6000원)씩 요금을 받는 유료 서비스다.
국내 지상파DMB 유료화 논의가 지지부진한 것과 대조적이다. 출범 당시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던 지상파DMB, 사업자들은 만성 적자에 시달리며 고사 직전에 있다.
이대로 두기에 지상파DMB가 가진 장점은 무시할 수 없다. 방송사는 TV에는 맞지 않는 다양한 콘텐츠를 방송할 수 있고 재난방송도 트래픽이 부하가 걸리면 무용지물이 되는 인터넷망보다 유리하다.
통신망 과부하로 골머리를 썩고 있는 통신사에게도 모바일 방송 트래픽을 해결해줄 수 있는 대안이다. 시청자로서는 저렴하게 방송을 볼 수 있는 유용한 매체다.
한국은 지난 2005년 12월 지상파DMB를 세계 처음으로 시작한 덕분에 모바일TV 반도체 강국이 됐다. 1억6000만달러에 미국 회사에 인수된 인티그런트테크놀로지즈(현 라온텍)는 성공한 벤처 신화로 남았다. 아이앤씨테크놀로지·에프씨아이는 세계에서 가장 앞선 기술력을 보유했다.
지상파DMB를 제공하지 않는 애플 기기에 맞서 지상파DMB를 탑재한 국내 휴대폰 제조사는 스마트폰 전환기에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LG전자는 미국 모바일TV 표준 `ATSC-M/H` 기술을 다수 개발, 주도권을 잡았다. 지상파DMB가 확실히 황금알을 낳은 셈이다.
문제는 지상파DMB 방송사업자다. 인터넷 스트리밍을 이용한 N스크린 서비스가 출현하면서 지상파DMB에 대한 투자도 줄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활성화 대책을 내놓기는커녕 사업자들끼리 알아서 하라는 식이다. 전체회의에서는 사업 허가 기간을 5년에서 3년으로 줄였다. 출구전략을 고민해야 할 때라는 발언까지 나왔다.
지상파DMB의 해법은 이미 여러 가지 나와 있다. 또 모두 알고 있다. 실행 주체들의 합의와 결단만 남았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