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율리히 아커만 쇼트 수석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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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이 터치스크린패널(TSP) 시장을 열었지만, 애플 반대 진영에 더 기회가 많을 것으로 봅니다. 특히 삼성·LG 등 한국 전자기업은 스마트폰·스마트패드(태블릿PC) 시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겁니다.”

 율리히 아커만 쇼트 수석부사장은 전자신문과 단독으로 만나 최근 진행한 인터뷰에서 국내 업체와의 협력을 유독 강조했다.

 쇼트는 코닝·아사히글라스와 더불어 세계 유리소재 3대 기업 중 하나로 최근 신사업으로 TSP용 커버유리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TSP 커버유리 시장은 코닝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데, 최근 아사히글라스에 이어 쇼트까지 진출함에 따라 향후 치열한 경쟁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센세이션 커버’라는 새로운 TSP 커버유리 브랜드를 가지고 방한한 아커만 부사장은 많은 시간을 할애해 쇼트의 기술력을 설명했다.

 아커만 부사장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쇼트는 10년 전부터 TSP 커버유리를 꾸준히 생산해 온 기업입니다. 0.3㎜ 울트라신 글라스 표준도 우리가 만들었죠. 센세이션은 강도 및 유연성 부문에서 고릴라 유리에 뒤처지지 않습니다. 화학강화 공정 시간을 30% 줄일 수 잇어 생산성은 훨씬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쇼트는 3년 전 LG화학에 LCD 유리기판 사업을 양도하면서 디스플레이 시장에 일정 거리를 두고 있다. 대신 제약·가전용 유리 제품 등에 집중해왔다. 최근 그리스 사태로 경기가 둔화되면서 이 사업들은 회사 실적을 방어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러나 제약·가전 사업은 회사를 다음 단계로 도약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 쇼트로서는 떠오르는 스마트 기기 시장을 놓칠 수가 없는 셈이다.

 그는 LG화학과의 관계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향후 경쟁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지를 뒀다. 일체형 터치 제품 개발을 다분히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커만 부사장은 “LG화학에 관련 부문을 양도한 만큼 앞으로도 LCD 유리기판 사업은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다만 TSP와 LCD가 융합될 단계까지 기술이 발전한다면 일부 영역에서 LG화학과 건전하게 경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쇼트는 국내 스마트폰 제조업체와 TSP 부문에서 협력하는 것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한국 내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아커만 부사장은 “한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도 코닝의 독점적 지위를 불편하게 생각할 겁니다. 제조업체는 공급 부족 사태에 직면하는 것을 가장 꺼리기 때문”이라며 “이런 틈을 파고들면서 적극적인 영업을 한다면 쇼트에게 기회가 올 겁니다. 한국 고객사와 협력 수준에 따라 투자 규모도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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