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현의 미래 키워드] 사람 마음을 읽는 방법의 변화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 한다. 투표를 누구에게 하려는지 어떤 제품과 서비스에 관심이 있는지 사람들의 생각을 알고 싶어 한다. 여론조사는 많은 사람들의 공통된 생각을 알아내기 위한 수단이다. 앞으로 사람 마음을 읽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리터러리 다이제스트(Literary Digest)는 잡지사가 보유한 방대한 규모의 구독자 명부, 전화번호부, 자동차 등록명부를 토대로 193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루즈벨트가 낙선할 것으로 봤다. 반면, 갤럽은 소규모 표본으로 조사해서 루스벨트가 재선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갤럽의 소규모 표본 조사가 잡지사의 대량 표본보다 더 정확했던 것은 과학적 표본 추출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선거 결과를 정확히 예측한 갤럽은 현대 여론조사 기준이 됐고 잡지사는 몇 년 후 폐간의 길을 걸었다. 현재 이용하는 많은 여론조사 방법이 1930년대 조지 갤럽이 사용한 방법에서 발전된 것이다.

 최근 갤럽이 발전시킨 여론조사 기법이 흔들리고 있다. 노동과 소비문화 변화, 미디어 환경 변화 때문이다. 가구당 한 대의 전화 보유 공식이 깨졌고, 다양한 시간과 공간에서 노동과 소비가 이루어지고 있다. 인터넷과 휴대전화가 보편화됐고 스마트폰·스마트패드·스마트TV가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와 같이 바뀐 환경에서 어떻게 사람 마음을 정확하게 읽을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인터넷 조사는 새롭게 바뀐 미디어 환경을 적극 활용한 사례다. 인구 대부분이 인터넷을 사용하기 때문에 조사 모집단과 비슷하다. 현재 인구센서스 조사에 인터넷 조사가 활용되고 있고 마케팅 조사에서는 많이 쓰이고 있다. 표본 대표성을 보완한다면 선거 여론조사에서도 많이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가구당 한 대씩 보급됐던 전화는 여론조사의 중요한 수단이다. 하지만 전화가 없는 가구가 많아지고 전화번호명부에 등재되지 않은 전화가 많아지면서 전화조사 정확성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를 보완하는 방법이 휴대전화 조사다. 과학적인 표본추출만 가능하다면 휴대폰을 통한 여론조사가 가능하다.

 최근 스마트폰·스마트패드·스마트TV·SNS 사용이 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사용한다면 그만큼 조사 모집단과 유사해진다. 1930년대 갤럽이 그랬던 것처럼 획기적이고 다양한 방법의 새로운 미디어를 활용한 여론조사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조금 더 먼 미래엔 사람의 마음을 자동으로 읽는 기계가 개발될지도 모르겠다.

 미래는 보다 더 대중 의견을 존중하고 소통하고 집단지성을 필요로 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그 핵심에 여론조사가 있다.


 조광현 ETRC 센터장 h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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