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통신 기업인 브리티시텔레콤(BT) 케빈 테일러 아시아태평양지역 대표가 한국을 찾았다.
케빈 테일러 BT 아태지역 대표는 12일 망중립성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 “오픈 엑세스가 원칙”이라고 밝혀 시선을 끌었다.
테일러 사장은 “미국에서 시범적으로 망 사용 대가를 종량제 방식으로 부과하고 있는 건 통신사업자 고객이 잘 이탈하지 않는 그 나라의 문화 때문”이라며 “한국이나 유럽 등 정서가 다른 나라에서는 일반 소비자에게 트래픽 증가로 인한 부담을 지우지 않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을 폈다.
일반적인 망 사용 대가를 부과하기 보다는 프리미엄 서비스에만 추가 과금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고객은 합법적이기만 하다면 일반 애플리케이션에 제한 없이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BT는 기업 고객에게 제공하는 금융거래를 손쉽게 할 수 있는 프리미엄 환경을 제공하고 있지만 프리미엄 서비스 비용을 받는 건 아니라는 설명도 추가했다.
BT는 기업용(B2B) 네트워크 솔루션 분야 세계 1위다. 내수 위주 유·무선 통신망 사업에서 수익이 감소해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판로 찾기에 나선 통신사업자에게는 좋은 역할 모델이 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서 테일러 사장은 일관성 있는 포트폴리오 제공, 사업에 대한 전문성 두 가지를 들었다. 세계 어디에서건 동일한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한 전략이 먹혔다는 것. 무엇보다도 영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의 역할이 컸다. BT는 영국의 다국적 기업과 영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이 해외 사업을 벌일 때 무조건 함께 진출한다는 목표로 해외 시장에 진출해왔다.
테일러 사장은 “고객사가 투자하는 곳에 함께 투자하고 그 지역에서 신뢰를 쌓아서 재투자 하는 방법을 썼다”며 BT의 글로벌화 비결을 밝혔다.
BT는 한국에서 삼성네트웍스, 사이버로지텍, LG CNS, 현대, 한진해운 등과 협력하고 있다. KT는 주력 파트너다. 앞으로 한국 내 사업에 대해서는 “클라우드 컴퓨팅, 글로벌 콘텍트센터, 가상데이터센터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과 협력해서 서비스를 하거나 자체 브랜드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할 가능성도 부인하지 않았다.
BT는 영국에 기반을 둔 통신회사로 170여개국에 진출해 있다. 세계 매출액은 80억파운드(약 14조5492억원)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중남미와 더불어 BT의 주력 투자처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