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를 확보하는 게 먼저입니다. 수익은 그 다음입니다. 초기에 확실한 이미지를 심어주는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남식 니즈텔레콤 대표(42)는 국내 가상이동통신망(MVNO) 서비스가 성공하려면 틈새 시장을 겨냥한 과감한 가입자 확보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니즈텔레콤은 2006년 MVNO사업권을 따고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2010년 SK텔레콤이 미국에서 ‘힐리오’ 사업을 중단하면서 국내에서 유일하게 현지에서 MVNO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 KDDI·미국 스프린트와 계약을 체결했으며 LA에 자체 사무소와 고객센터를 운영할 정도로 서비스 노하우를 인정받고 있다. MVNO사업이 지지부진한 국내 상황에서 좋은 벤치마킹 사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MVNO은 틈새 전략으로 공략해야 합니다. 그만큼 상품과 아이디어가 중요합니다. 다양한 가격 정책은 기본입니다. 초기에 수익을 포기하더라고 과감하게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미국에서도 MVNO사업이 정착하는 데 얼추 10년이 걸렸습니다. 시행착오를 줄이는 길은 초반에 확실히 싸다는 인식을 심어 줘야 합니다.”
미국 MVNO시장은 서비스 초기, 춘추전국시대처럼 업체가 난립했지만 지금은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메트로PCS·부스트모바일·홈플러스·ESPN과 같은 업체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사실상 1위 사업자인 메트로PCS는 500만 가입자를 가지고 있다. 전문업체 보다는 홈플러스와 같은 유통업체가 시장을 주도하고 업종별로 전문서비스가 등장한 점도 독특한 현상이다. 미국 MVNO시장은 대략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10%정도를 확보하고 있다. 도매 세일 가격은 대략 40~50%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서비스 품질도 중요하지만 역시 가격이 서비스 승패를 좌우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저가 휴대폰은 기본이고 요금체계도 확실하게 싸야합니다. ‘프리 페이드(Pre-paid)’ 정책도 서비스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초기에 가입자를 대량으로 확보해 기간망(MNO) 사업자와 협상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합니다.” 프리 페이드는 사전에 요금을 지불해 일정기간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선불 충전 카드를 말한다.
니즈텔레콤은 해외 서비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에서도 조만간 MVNO사업에 뛰어들 계획이다. 해외 사업도 더 확장할 계획이다. 회사 외형도 탄력을 받고 있다. 2008년 99억원에서 2009년 111억원, 지난해 132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해외에서 올리는 매출은 초기 5%에서 지금은 15%수준까지 올라왔다. 이 사장은 “해외에서 올리는 수입이 국내 매출을 앞지르는 1호 통신 서비스 기업으로 이름을 올리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사진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