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이 꺼져도 데이터를 잃어버리지 않는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개발의 단초가 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방정계 결정구조로 이루어져 있어 강유전 특성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반강자성 물질 ‘사마륨 페라이트(SmFeO3)’가 실제로 상온에서 강유전 분극을 가지는 ‘다강체(multiferroics)’라는 사실이 포스텍(POSTECH) 연구팀에 의해 새롭게 밝혀졌다.
장현명 포스텍 첨단재료과학부·신소재공학과 교수와 박사과정 이정훈씨 연구팀은 물리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피지컬 리뷰 레터스(PRL:Physical Review Letters)지 9일자를 통해 ‘SmFeO3’가 상온에서도 자기적 특성과 강유전 특성을 동시에 가지는 다강성 물질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특히 실험을 통해 결과를 도출하고 이를 이론적으로 해석하는 종래의 연구들과는 달리, 이론적으로 물질의 성질을 먼저 예측하고 실험을 통해 그 결과를 증명해내는 방식으로 진행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다강성 물질은 전기장과 자기장을 이용해 분극 현상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어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나 센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비스무스 페라이트(BiFeO3)’를 제외하고는 극저온에서만 구동이 가능해 상온에서도 다강체 특성을 띨 수 있는 물질 발견에 학계의 관심이 집중돼 왔다.
장 교수팀의 이번 연구성과는 대표적인 반강자성 물질인 ‘SmFeO3’가 기존에 알려졌던 것과는 달리 다강성 물질이라는 사실을 새롭게 제시했다.
또 상온에서도 그 구동이 가능하다는 점, 독창적인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PRL지의 ‘하이라이트 아티클(Highlighted Articles)’로 선정됐다.
◆용어설명
강유전 분극현상=특정 온도와 압력의 조건에서 결정 내 양이온과 음이온이 각각 반대방향으로 분리되어 전기 쌍극자를 가지게 되는 현상.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