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감동’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형국이다. TV가 우선 눈에 띈다. 시청률을 좌우하는 예능 속에 감동을 쏟아내는 테마를 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최근 몇 달 새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오디션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노래, 연기, 춤, 뮤지컬 등 대중예술의 모든 분야를 망라한다. 숨은 인재를 찾아낸다는 명분은 보이는 간판이다. 출연자개인사 속에 녹아있는 감동의 끄트머리를 찾아, 이를 확대·강조하기위해 애쓴다. 점수로 가리는 순위가 재미를 주는 요소라면, 출연자들이 간직한 굴곡진 인생사와 인생역전 스토리는 감동을 배가해 전하는 키워드로 작용한다.
온라인도 다르지 않다. 진정성과 신뢰를 무기로 여전히 온라인 소통의 맹주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블로그와 카페는 소소한 감동을 녹여내는 매력으로 승부한다. 네트워크 사회의 총아로 일컬어지는 SNS는 어떤가. 비록 짧은 문구일지라도 솔직담백함이 주는 보일 듯 말 듯한 감동으로 영향력을 만들어낸다.
정치와 경제는 어떤가. 정치인들은 정치계절의 백미인 총선·대선을 앞두고 어떻게 하든 유권자의 관심을 유발할 수 있는 감동 줄거리를 찾기 위해 골머리를 앓는다. 기업들은 상품의 브랜드 파워와 인지도 제고를 위해 이른바 스토리텔링이 되는 감동 마케팅을 쥐어짜듯 찾아내 소비자를 유혹한다.
희한하다. 유독 정보통신 서비스 쪽에서 ‘감동 담긴 무엇’이 보이지 않는다. 감동은커녕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오는 비난과 불만을 땜질하듯 벗어나기 위해 힘겨워하는 양상이다. 현상유지에 급급해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 탓에 IT강국 한국의 위상을 과거사로 퇴락시킨 주역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통신비 인하, 네트워크 고도화, 융합서비스 제공 등으로 요약되는 이용자 욕구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한다는 불만도 만만치 않다. 비난과 불만을 넘어서기에도 버거워, 감동을 말할 여유조차 없는 모습이다.
정보통신 서비스는 한국IT의 백본(Backbone)이며, 한국경제의 인프라다. 한국 IT역사의 시작을 열었고 골격을 만들어냈다. 과감한 투자로 전국을 촘촘히 엮는 유무선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글로벌 무대를 주도하는 양질의 다양한 서비스를 발 빠르게 내놓았다. 이를 통해 다양한 IT분야를 이끌어냈다. 우리의 정보통신 서비스는 ‘지금 내가 이용하는 서비스가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이라는 확신을 주면서, 시쳇말로 ‘(정보통신 서비스)자체가 감동’이었다.
정보통신 서비스가 지난 3∼4년의 오욕을 감내하며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해 힘쓴다. 새 지평을 여는 탈통신을 외치는 가운데 롱텀에벌루션(LTE)과 와이브로로 대표되는 차세대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묵직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쏟아지는 비난과 불만의 정당성을 따져 묻기에 앞서, 내일의 감동을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그 자체로 감동인 ‘정보통신 서비스’를 어서 만나고 싶다.
손연기 객원논설위원·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위원 ygson123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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