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줄고 있다. 무역협회가 국내 중소기업의 직수출과 대기업을 통한 간접수출을 합한 총수출 비중을 추정한 결과, 2003년 53.1%에서 2008년에 38.8%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100만달러 이하 수출업체의 비중(금액기준)도 2000년 2.8%에서 2009년 1.5%로 낮아졌다. 경공업 부문은 물론 첨단 IT와 부품·소재 분야에서 국내 중소기업들이 중국산에 밀리면서 수출비중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4년간 우리나라의 세계 1위 품목 중 21개가 중국에 의해 잠식당했는데 이중 20개가 중소기업들이 주로 생산하는 제품들이다. 그나마 중소기업 가운데 수출실적이 있는 업체는 30%에 불과하고, 100만 달러 이상으로 실적이 늘어난 업체는 고작 8% 수준이다.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중국 등 개발도상국에 의해 해외시장을 빠르게 잠식당하고, 첨단 IT제품군에선 일본산에 뒤처지는 샌드위치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는 얘기다.
국내 대기업의 경우 투자액 대비 2.6배의 수출유발효과가 발생하지만, 대부분 그룹 계열사나 관련기업과의 거래를 통해 이뤄짐으로써 중소기업 수출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반도체, LCD, 자동차 등 주요 수출품목에서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 관계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의 수출 생태계가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는 데에는 대기업도 분명 책임이 크다.
우리경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경기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면에서 중소기업 수출 경쟁력 제고는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사안이다. 중소기업 수출을 지원하는 단편적인 정책보다는 규모별, 업종별 환경변화와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지원책을 통해 수출 중소기업의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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