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G20 비즈니스 서밋’ 참가를 위해 방한한 토드 브래들리 HP 수석부사장은 “정부·기업·개인 모두가 불편없이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끊김없고(seamless) 연결성(connectivity)을 유지할 수 있는 IT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미래 IT산업의 이슈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팀 그레이싱어 IBM 부사장은 국내에서 개최된 콘퍼런스에서 스마트 시대를 ‘3i`로 정의했다. 300억개의 전자태그(RFID)가 장착되는 더욱 도구화된(instrumented) 세상, 약 1조개의 사물이 인터넷으로 상호 연결되는(interconnected) 세상, 매일 15페타바이트(1500만 기가바이트)의 정보가 생성되는 더욱 지능적인(intelligent) 세상이 그것 들이다. 이로 인해 스마트시대의 중심축은 네트워크를 가진 통신사업자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국내 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통신업종의 주가전망과 관련해 그간 포화상태에 이른 시장성과 업체간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지만,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TV, 클라우드 컴퓨팅 등의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향후 통신업종에 대한 투자가 매우 긍정적임을 전망했다. 특히 스마트폰 등의 사용으로 통신망에서의 데이터사용량이 늘면서 얼마나 좋은 네트워크를 갖췄는지가 통신사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점을 감안해 투자대상을 골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의 세가지 사례는 최근 우리사회의 화두인 ‘스마트’와 관련된 중요한 사실을 시사한다. 즉, 고도화된 네트워크야말로 스마트한 우리사회를 더욱더 스마트하게 변화시키기 위한 전제조건이라는 것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네트워크는 광케이블을 근간으로 구축되는 초고속통신망, 광대역통합망(BcN)을 기반으로 초광대역인터넷과 4G를 구현되는 고도화된 네트워크환경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마트폰에서 사용되는 애플리케이션(앱)만이 스마트한 것들의 전부라 생각한다. 그래서 정부 부처마다 경쟁적으로 앱개발 인력양성에 많은 예산을 사용하고 있고, 스마트 인프라 고도화를 위해 무선트래픽 증가에 따른 광대역무선망 확충 계획을 마련한다. 또한 각통신사업자들도 원활한 데이터소통을 위해 LTE망 구축계획 등을 수립하고 있다. 물론 앱은 스마트시대를 더욱 스마트하게 하는 중요한 수단이고, 무선망확충 역시 스마트사회를 위해 준비해야할 사항이 맞다.
그러나 이러한 무선망 위주의 정책이나 통신사업자들의 준비로는 다소 부족한 감이 있다. 무선망 자체가 고속의 광케이블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양방향으로 대량의 데이터를 전송하는 것을 전제로 이뤄지는 스마트서비스는 고용량의 무선망의 구축만으로는 부족하며, 반드시 고도화된 광케이블네트워크가 필요하다. 국민 누구나가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새로운 광케이블망을 구축해야 한다. 기존에 설치된 광케이블망의 유지보수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광케이블구축을 담당할 수 있는 인력의 양성 역시 중단없이 이뤄져야 한다.
얼마 전 미국의 투자전문 인터넷매체인 데일리파이낸스가 조만간 붕괴될 수 있는 시장거품 10가지에 애플을 포함했다는 사실이 주는 시사점은 분명하다. 현재의 상태에 만족하고 고도화된 네트워크를 미리 준비하지 않는다면 스마트사회가 지향하는 급속한 변화의 물결을 넘을 수 없으며, 글로벌경쟁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고도화된 네트워크 구축은 스마트코리아의 완성을 위해 반드시 이룩해야 하는 전제조건이다.
김일수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중앙회장 it-leader@kic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