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는 중소기업을 보호·육성하여야 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123조는 중소기업 보호·육성을 명문화하고 있다. 헌법 제 119조는 또 `국가는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명시해 놓았다.
우리나라 최고법인 헌법에서 출발해 중소기업기본법, 중소기업진흥 및 제품구매 촉진에 관한 법률, 하도급 거래공정화에 관한 법률,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중소기업 창업지원법, 소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특별조치법 등 관련 법만 20여개에 이른다. 아주대 산학협력단이 조사한 결과, 중소기업운영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치는 법령이 무려 700개에 달한다. 법과 제도만 놓고 보면, 대한민국은 전 세계가 부러워할 `중소기업 천국`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중소기업 CEO들은 스스로를 `죄인(罪人)`이라고 자책한다. 대·중소기업간 불공정 거래나 양극화 논쟁 역시 끊이질 않는다. 그럴 때마다 정부는 또 쉴 새 없이 정책을 쏟아낸다. 역대 어느 정부도 중소기업 육성을 강조하며 거창한 지원 정책을 내놓지 않은 적이 없다. MB정부도 지식경제부, 중소기업청 등 관련 기관이 거의 매일 중소기업 지원책을 발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통령이 최근 대기업 책임론을 직접 거론하자, 납품단가 등 하도급 거래질서를 바로잡을 또 다른 대책도 마련 중이다.
그러나 정부가 아무리 강경한 조치로 대기업을 압박한다고 해도 대·중소기업간 문제가 하루아침에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정부 태도에 은근슬쩍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대기업들보다, 중소기업의 시선이 오히려 더 싸늘하다. 정부가 내놓을 정책의 결과가 어떨 지는 정부 스스로도 알고, 대기업은 더 잘 안다. 아무리 억울한 상황을 당해도 보복이 두려워 신고조차 못하는 것이 우리 중소기업의 현실이다.
“정부가 지나치게 개입하면 중소기업이 불이익을 당할 수 있으니, 강제규정보다는 대기업이 스스로 상생문화, 기업윤리를 갖추고 시정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이 현실적인 해답이다. 대통령도 어쩔 수 없으니, 정부만 믿다가 낭패 당하지 말라는 애정 어린(?) 충고인 셈이다. 어제 오늘의 얘기도 아니고 크게 달라질게 없다.
그러나 우리 중소기업들도 이제 스스로 뭔가 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아졌다. 결국, 믿을 수 있는 것은 중소기업 스스로와 시장 밖에 없다. 대기업 역시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고 중소기업의 창의적 아이디어와 제조 기반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하다. 미래 산업구조는 이런 새로운 시장 생태계를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제품 생산에서 소비까지 물처럼 흘러가는 것이 시장 경제의 원리다. 누군가 힘들게 만든 아이디어와 기술을 강제로 빼앗거나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행위를 걸러주는 명확한 `게임의 룰`만 지켜져도 많은 것이 해결된다. 사회적 약자(弱者)를 위해 `정� ㅀ姸─ㅋ英륫ㅉ??� 모든 영역에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는 것.` 정부와 대통령의 역할이자 대한민국 헌법 전문(前文)의 기본 정신이다.
주상돈 경제과학담당 부국장 sd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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