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기의 스타 마이클 잭슨도, 청소년들의 아이콘 마일리 사이러스도 아니었다. 올해 가장 많은 이들의 클릭 세례를 받은 동영상의 주인공은 우스꽝스런 외모에 센스라고는 전혀 찾아보기 힘든 48세 무명의 아줌마였다.
유튜브는 17일(현지시각) 올해의 최고 동영상에 영국의 수잔 보일의 생애 첫 무대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수잔 보일은 영국판 ‘아메리칸 아이돌’인 ‘브리튼스 갓 탤런트’을 통해 일약 스타가 됐다.
‘브리튼스 갓 탤런트’는 무명의 도전자들이 스타가 되기 위해 펼치는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지난 4월 보일이 이 프로그램에 처음 선보였던 동영상이 총 1억2000만회의 클릭수를 기록하면서 1위를 차지했다. 동영상은 그녀가 무대에 섰을 때 비아냥 거리는 질문을 던진 심사위원들, 한심스럽게 쳐다보던 관객들의 표정이 그녀의 노랫소리가 퍼져나가면서 환호와 기립박수로 바뀌어가는 생동감을 담았다. 보일은 비록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하지 못했지만 예쁘지 않은 외모와 함께 큰 목소리, 진심 어린 표정 등으로 단번에 슈퍼스타 반열에 올랐다.
2위는 3700만명이 본 ‘치과의사와 만나고 난 뒤의 데이비드’가 차지했다. 치과에서 주사를 맞고 나온 7살의 데이비드가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내뱉는 익살스런 말에 전세계 네티즌이 웃었다.
3위에는 유쾌한 미네소타 커플의 결혼식 입장 댄스 동영상이 차지했다. 이 커플의 결혼식에서 들러리를 맡은 친구들은 차례로 나오면서 신나는 팝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이후 신랑과 신부 역시 어깨를 들썩이며 경쾌한 춤을 춰 3300만 명의 눈을 사로잡았다. 영화 트와일라잇 속편으로 나온 ‘뉴문(New Moon)’ 예고편(3100만 명)과 컨베이어 벨트를 기어가는 아기들이 출연한 에비앙 광고(2700만명)가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유튜브는 이와 함께 ‘가장 빠르게 떠오른 검색어’의 월별 집계도 발표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던 지난 1월, ‘취임식(inauguration)’이 가장검색이 많이 된 검색어에 올랐고, 수잔 보일은 4월의 검색어로 집계됐다. 또 갑작스럽게 사망한 마이클 잭슨은 6월과 7월의 검색어를 차지했다. 최근 불륜 구설수에 오른 타이거 우즈는 12월의 검색어에 올랐다.
외신들은 “검색어를 보면 그 당시의 최대 이슈와 관심사, 인물을 알 수 있듯이 이제 동영상도 완벽하게 사회상을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이성현기자 argo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