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린(Green)’이라는 단어는 이제 이슈라기보다 현 시대를 대표하는 화두이자 정치·사회·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IT 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세계적인 기후변화와 이에 따른 규제강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한편으로 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서 ‘그린 IT’의 중요성이 더욱더 부각되고 있다.
굴뚝산업으로 상징되는 제조업과 달리 IT 산업은 공해를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KT 경제경영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소비자 10명 중 8∼9명은 IT 산업의 유해성이나 그린 IT의 이해도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IT 산업 역시 타 산업과 마찬가지로 에너지 소비 증대, 폐기물 증가, 유해물질 배출 증가와 같은 비환경적인 요소를 발생시키는 산업으로, 예를 들면 전 세계 IT 기기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전 세계 하늘을 누비는 전체 항공기의 배출량과 같고, 하나의 데이터센터가 소모하는 전력량은 인구 5만명 정도의 소도시 전력 소비량과 맞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트너는 그린 IT를 ‘기업운영 및 공급자 관리 과정에서 지속 가능성을 위해 상품, 서비스, 자원의 라이프사이클 등 전 과정에 걸쳐 최적의 IT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단순한 에너지 절감차원을 넘어 IT 장비 제조에서부터 서비스 및 자원 재활용까지 전 분야에 걸쳐 그린 IT를 실현해야 함을 강조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최근 뉴스위크에서 발표한 미국의 100대 친환경기업 리스트 발표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환경에 미친 영향, 환경 경영방침, 환경전문가의 평판 조사를 감안한 친환경 점수로 순위를 매긴 결과 전 산업 부문에서 HP(1위), 델(2위), 인텔(4위), IBM(5위) 등 첨단기술 분야 회사 19개가 순위에 등재됨으로써, IT 산업에서 그린 IT가 이미 상당히 깊게 자리 잡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HP는 소비자가 중고제품을 반품하면 일정액을 보상하는 PC재활용 프로그램을 지난 10년간 실시해오고 있으며, 그동안 7억7000만㎏의 폐기물을 회수해 그중 금과 구리를 다시 수거해 재활용하고 있다. 인텔은 지속가능성 목표의 달성 여부에 전 직원의 연간보너스가 부분적으로 연동되도록 하는 전사적인 캠페인에 착수하는 등 주요 IT 기업들은 고객, 납품업체, 종업원 등 이해관계자 전체가 친환경 정책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 신버전에서 기존 버전보다 전력이 적게 사용되도록 개발함으로써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데 동참했으며, 스토리지 산업에서는 신 프로비저닝(thin provisioning)이나 가상화(virtualization), 파워 세이빙(power savings) 등 제품 면에서 그린 IT를 실현하기 위한 여러 대안을 강구함으로써 IT 기업들은 ‘그린 정책’을 환경규제에 대한 단순한 대책 수준을 넘어 기업경영의 원칙이나 제품개발 방향의 기초로 활용하고 있다.
오늘날 흔히 사용되는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문구를 30년 전 처음 만들어낸 환경운동가이자 사상가인 지구정책연구소의 레스터 브라운 소장은 “환경을 생각하며 조깅할 때가 가장 즐겁다”고 한다. 그의 집에는 에어컨도 없고 심지어 인터넷이나 휴대폰도 쓰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IT 업종에 몸담고 있으면서 브라운 소장처럼 살 수는 없겠지만, 일상생활에서도, 기업 운영에서도 ‘그린’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무장하고 일상화하는 것이 능동적으로 경영환경을 극복하는 첩경이 아닐까 한다.
류필구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대표이사/pkryou@hyos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