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은 인간을 닮은 기계를 꿈꿔오던 호기심에서 탄생했다. 그래서 로봇도 인간처럼 주변을 센서로 인식하고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써서 계산하고 판단하며 다리나 바퀴로 움직인다. 다양한 로봇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기계·전자·전기·소재·컴퓨터 등 매우 다양한 기술이 복합된 대표적인 시스템 기술이다. 사람 대신 또는 사람을 위해 사용하고자 만들기 때문에 언젠가는 인간이 활동하는 모든 분야와 산업에 로봇이 적용될 것이다. 초창기의 산업용 로봇, 그리고 요새 자주 얘기하고 있는 청소·교육·오락·가사도우미·국방 및 의료로봇은 개발 기술의 난이도와 시장의 규모 및 성숙도 등 채산성에 따른 로봇 적용의 우선순위일 뿐 향후 인간활동의 거의 전 분야에 걸쳐 로봇이 사용될 것이다.
급성장하는 시대의 기술은 로봇에 접목·융합돼 로봇기술 발전 가속화와 시장 확대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대표적인 시대의 기술로는 20세기 후반의 IT, 그리고 21세기 기술의 총아로 얘기하는 BT와 NT를 들 수 있다.
먼저 IT 융합로봇을 들 수 있다. 여기서 IT는 무선정보통신과 네트워크를 말하는데 이미 1990년대 초부터 산업용로봇도 네트워크 기능을 부가적으로 제공했다. 현재는 휴대폰과 초고속무선네트워크의 시대다. 걸어다니는 컴퓨터인 로봇에 이런 기술이 융합되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런 기능을 가진 가정용 PC에 이동 기능까지 더한 홈로봇은 인간에게 더욱 편리할 것이다. 가전과 미디어가 융합된 미디어 가전로봇도 좋은 예다. 의료로봇도 마찬가지다. 병원에서 표준진단장비인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환자의 질환을 인식하고 이 정보가 로봇에 전달돼 수술에 쓰인다.
또 다른 융합로봇이 미래를 겨냥하며 조용히 다가오고 있다. 바로 BT와 NT 융합로봇이다. 크기로는 마이크로·나노로봇이다. 인체는 거대한 나노바이오 복합체다. 근육·시신경·피부 등 마이크로 크기의 동일기능을 가진 세포가 대단위로 모여 필요한 기능을 함께 수행, 결국 매크로 크기의 기능을 한다. 휴머노이드, 안드로이드 단계를 거쳐 미래에는 사이보그가 등장하는데 인체 적합성을 갖기 위해서는 기존의 모터나 센서가 아닌 나노바이오 융합로봇이 해답이 되겠다.
나는 작년부터 지식경제부 전략기술사업으로 ‘혈관치료용 마이크로로봇’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지름이 1㎜로 IT·BT·NT가 융합된 로봇이다. 아무리 크기가 작아도 응용 분야로 분류하자면 엄연한 의료수술 로봇이며 로봇시스템이 완성되면 가격도 상당히 비싼 고부가가치 의료장비가 될 것이다. 먼저 CT로 환자 혈관 형상·위치정보를 추출해 마이크로로봇 이동경로의 기본정보로 삼고 주사기로 마이크로로봇을 혈관에 주입시킨다. 마이크로로봇에는 NT에 의한 마이크로 센서·주사기·가공기·기타 부품이 내장됐다. 인체 조직과 접촉하고 반응하므로 BT의 융합은 필수적이다.
소중한 인간의 생명을 위해 고급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다. 인체를 구성하는 조직뿐 아니라 인체를 공격하는 병균으로는 마이크로 크기의 박테리아와 나노 크기의 바이러스를 들 수 있다. 정상세포의 손상을 최소화하고 병균만을 효율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로봇도 마이크로/나노 크기로 작아져야 한다.
로봇은 공작기계에서 파생된 기계전자복합기술이다. 최근 들어 여기에 IT·BT·NT가 접목된 융합로봇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융합로봇은 앞으로는 옵션이 아닌 기본기능이 될 것이다.
박종오 전남대 로봇연구소장·기계시스템공학부 교수 jop@j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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