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제품의 핵심소재로 사용되는 전자소자를 신문 찍듯 프린터를 이용해 찍어내는 기술이 있다. 바로 인쇄전자소자 기술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얇고 가볍고 플렉시블한 전자제품 생산은 물론이고 새로운 다양한 분야에 응용이 가능하다. 나아가 신문을 찍어내듯이 전자제품을 생산한다면 현재보다 훨씬 싸게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2000년 초부터 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디스플레이·센서·인쇄기억소자 등 다양한 응용분야에서 벤처기업이 창업돼 상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 인쇄전자소자와 관련한 각종 협회가 결성되고 정부와 벤처캐피털 등의 지원으로 자생력을 키우고 있다. 국내도 인쇄전자소자와 관련된 몇 개의 벤처가 있으나 아직 활동이 미미하고 학계와 연구소 중심으로 지원시스템이 구축되고 있다. 또 최근 산·학·연이 모여 한국인쇄전자협회(가칭) 창립을 준비하고 있다.
IT 산업에 앞선 우리나라는 인쇄소자 산업 역시 앞서갈 수 있는 환경을 갖고 있다. 인쇄전자소자에 사용되는 금속나노 잉크는 외국기업보다 출발이 늦었으나 우리 연구팀에서 실험한 결과, 국내 기업이 생산한 금속나노 잉크가 외국기업의 잉크보다 우수하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렇게 일부 기술은 세계를 선도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기술의 성숙도가 낮아 가까운 시기에 상업적 성과를 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인쇄전자소자 분야 기술은 장기간의 연구와 시행착오를 거쳐야 상업화가 가능하다. 따라서 기술개발에 참여하는 업체나 연구원은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기술 개발을 수행해야 하고 이를 지원하는 시스템도 필요하다.
인쇄전자소자 상업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소재다. 인쇄전자소자의 실현을 위해서는 현재까지 개발된 소재 성능의 대폭적인 향상이 필요하다. 다행히도 일부 소재 기술은 지난해부터 지경부의 소재 원천기술 개발사업 등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앞으로 더 다양한 지원 사업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간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할 인쇄전자소자 기술의 성공을 위해서는 또 현장 과학기술자의 사명과 정부의 안정적인 지원시스템도 필수다.
이창진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소재연구단 소자나노재료연구센터 박사cjlee@krict.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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