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IC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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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유일의 IT 전문 특성화 대학교인 한국정보통신대학교(ICU)가 개교 10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지난 23일 KAIST와 ICU가 통합 추진 양해각서(MOU)를 교환함에 따라 양교 간의 통합 작업은 급물살을 타는 양상이다. 이번 통합 결정으로 사실상 KAIST에 흡수되는 ICU의 주요 성과 및 통합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 등을 짚어본다.

◇IT 고급 인재 양성 ‘사관학교’로 자리 매김=지난 10여년간 ICU는 국내 고급 IT 인력 양성에 매진해왔다.

특히 국내 대학 최초로 1년 3학기제를 도입하고, 모든 전공과목을 100% 영어강의로 진행하는 등 획기적인 교육 시스템 도입으로 국내 대학 교육에서 변화와 혁신을 주도해왔다. 이뿐만이 아니다. IT·경영 두 학문의 학제 간 교차 의무수강제, 주문형 교과과정 운영 등을 통해 시장 친화적인 수요자 중심의 글로벌 IT 인재 양성에 앞장서 왔다. ‘경영을 아는 기술인, 기술을 아는 경영인’ 양성에도 한발 가까이 다가갔다.

교수들의 연구 실적도 뛰어났다. 2005∼2006년 당시 교수 1인당 특허출원건수(1.8건) 및 기술이전건수(0.2건) 측면에서 전국 대학 가운데 1위를 차지하는 등 IT 관련 응용 및 실용화 연구에서 국내 최고의 성과를 자랑하기도 했다.

◇통합 추진 과제=KAIST와 ICU 간 통합이 결정됐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물리적 결합인 양교 간 통합에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우선 그간 통합 논의과정에서 발생한 양교 구성원 간 불신과 반목을 하루빨리 치유하고, 통합 대학으로서의 학내 문화 형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통합 과정에서 KAIST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그간 협상 과정에서 주도권을 가졌던만큼 앞으로는 ICU 구성원에 대한 배려와 리더십을 발휘해 세계 최고 수준의 IT 대학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ICU 구성원 역시 개혁의 한가운데 서 있는 KAIST 조직 문화에 조속히 적응할 수 있도록 자발적인 개혁의 노력이 필요하다.

ICU 관계자는 “ICU는 지난 10년간 대학 교육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데 앞장서 왔다”며 “통합이 결정된 이상 그간 양교가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IT 교육·연구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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