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택칼럼]쇠고기 파동과 인터넷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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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말 중간고사를 막 끝내고 돌아온 막내 녀석에게 황당한 ‘정보보고(?)’를 받았다. “이명박이 이번에 광우병 소 들여오고 그 다음에는 곧바로 독도를 일본에 넘긴대요, 아세요?” 어이가 없었지만 이제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 녀석은 진지했다. “무언가 잘못된 이야기”라는 대답에 이미 그 ‘정보’는 인터넷에 떴고 메신저를 통해 모르는 친구가 없을 정도라며 좀처럼 수긍하지 않으려는 태도였다. 쇠고기와 독도에 ‘분개’한 녀석은 책상으로 돌아갔고, 인터넷으로 또래집단과의 소통에 집중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 내용으로 온 나라가 들끓고 있다. 사라졌던 촛불시위가 등장했고 온라인에서는 대통령 탄핵서명이 이뤄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언론이 괴담으로 명명한 갖가지 ‘카더라 통신’이 난무한다. 심지어 광우병 쇠고기 사태 탓에 휴교가 결정됐다거나 아예 등교 거부에 동참하라는 권유가 줄을 잇는다. 느닷없는 ‘설’도 끼어들었다. 정부가 인터넷을 통제하기 위해 종량제를 시행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거의 일방통행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이 소통의 플랫폼은 인터넷과 휴대폰이다. 급기야 정부는 인터넷의 편향적 여론 형성과 유언비어 유포를 차단하기 위해 사이버 세상을 파헤치겠다고 팔을 걷어붙였다. 물론 사태의 진정을 위해 사실과 다른 유언비어의 난무는 막아야 한다. 그러나 도화선이 됐던 10대의 인터넷 소통을 억압적 분위기와 법 제도로 제압하는 것은 삼가해야 한다. 인터넷이 존재하는 한 불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차제에 우리나라의 인터넷 문화를 재정립하는 것이다. 인터넷이 우리 사회의 또 다른 거대 소통기구라는 실체를 인정하고 자정능력을 배양시키는 쪽으로 몰고 가야 한다. 우선, 윽박지른다고 포털의 영향력이 하루아침에 쇠퇴하지는 않는다. 포털은 온라인 여론형성의 주요 축인만큼 사회적 책임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 히트 수를 늘리기 위해 보다 자극적이고 감각적인 콘텐츠를 전면에 배치하지만 최소한 사회적 파장이나 개인의 명예가 걸린 내용이라면 신중해야 한다. 이것이 언론의 영역이라면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 ‘섹시함’에 목숨걸다가 막상 문제가 터지면 “우리는 검증할 방법이 없다”며 물러나는 것은 비겁함에 다름아니다. 균형감각과 객관성은 기존 언론의 몫이지만 이제는 포털에도 요구되는 기본 덕목이 됐다.

 누리꾼에게는 인터넷의 본질을 정확히 알리고 바른 소통 방법을 홍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지만 익명성 뒤에 숨어서 행하는 무차별적인 비난과 일방적인 감정 표출은 결국 통제와 규제를 불러올 뿐이란 점을 자각해야 한다. 특히 10대에게는 정보의 바다인만큼 정제되거나 검증되지 않은 수많은 콘텐츠가 떠다닌다는 것과 이를 선별할 수 있는 안목을 교육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재미삼아 퍼나르는 콘텐츠가 때로는 불법복제가 되고 때로는 인터넷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암적 요인이 된다는 사실도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무한정한 자유와 무한정한 책임은 늘 동전의 양면처럼 동시적이다.

 검역 주권, 국민건강 주권 포기한 쇠고기 협상은 잘못됐다. 국민의 힘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동시에 인터넷의 역기능도 둘러봐야 할 시점이다. 법 제도의 규제가 아니라 올바른 사용문화 정착시키는 캠페인이라도 벌여나가자.

 이 택 논설실장 et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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