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IT산업을 이끄는 사람들] (5·끝)광주 광산업계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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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시는 오는 2010년 ‘세계 5대 광산업 선진국 도약’을 목표로 지난 2000년부터 광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집중 육성해오고 있다. 지난 2003년까지 4년간 1단계로 총 4020억원을 투입, 국내 유일의 광 클러스터를 성공적으로 조성한 데 이어 2단계로 내년까지 총 3863억원을 추가 투입해 생산기반 구축과 기술 개발 지원에 힘쓰고 있다.

 이러한 지원에 힘입어 광주 광산업은 그동안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다. 지난 99년 47개에 불과하던 광산업체는 지난해 273개로 5배 이상 증가했으며 고용인원은 1900명에서 4400명으로 늘었다. 매출액 역시 지난 99년 1100억 원에서 지난해 6300억 원으로 꾸준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발전에는 광산업을 ‘창조’한다는 자부심으로 무장한 우수한 기술인과 든든한 버팀목 같은 후원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선 연구개발(R&D)분야에서는 한국광기술원과 광주과학기술원 고등광기술연구소·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광통신연구센터 등 이른바 ‘광산업 3대 연구소’ 소속 연구원이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 중 지난 6월 취임한 유은영 한국광기술원장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연구원과 SK텔레텍 상무를 거쳐 지난 2004년부터 광주전략산업기획단장을 역임한 뒤 광기술원장으로 자리를 옮겨 광산업 R&D 및 기업 지원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종민 광주과기원 고등광기술연구소장은 레이저 연구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대 물리학과(석·박사)를 졸업한 그는 국방과학연구소·한국원자력연구소 등을 거쳤으며 국내 최초로 극초단 광양자빔 시설을 구축해 레이저 관련 원천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아시아 고강도 레이저위원회(AILN)의 의장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국내 댁내광가입자망(FTTH)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김봉태 ETRI 광통신연구센터장은 ETRI에서 네트워크핵심기술연구부장·광가입자망연구그룹장을 맡아 시분할교환방식(TDX) 보급에 기여하기도 했다.

 광산업의 측면 지원자로는 전영복 한국광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 남헌일 광주테크노파크원장, 배정찬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광주연구센터 소장, 김영집 광주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추진단장 등이 꼽힌다.

 전 부회장은 지난 99년 광주시 경제통상국장 재직시 광주 광산업 육성 및 집적화 사업계획을 입안해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낸 주인공으로 민간 광산업 육성 주체인 진흥회 창립의 산파 역할을 담당했다. 광주은행장 직무대행과 신협중앙회 사무총장, 우리금융C&A자산관리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남헌일 원장은 테크노파크를 지역 거버넌스로 승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배정찬 소장도 광주첨단과학연구단지에 신청사를 준공하고 기업체와 협력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이용한 차세대 조명기구 개발사업 등을 본격화하고 있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정책전문위원을 지낸 김영집 단장은 미니클러스터사업으로 광산업집적화단지의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이병택 전남대 신소재공학부 교수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이 교수는 90년대 후반 광주시 과학기술전략기획연구회의를 주도하며 광주 광산업이 지역특화산업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사업의 기본적인 틀을 제공했다. 전남대 공대 학장을 지낸 그는 광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지난해 광주시민대상 학술대상과 과학기술훈장을 수상했다. 또 최근 광주전략산업기획단장으로 선임된 신용진 조선대 물리학과 교수는 광산업육성위원회, 한국광산업진흥회 운영위원을 맡는 등 다방면에서 광산업을 지원하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광통신 송수신모듈 전문생산업체인 오이솔루션의 추안구 사장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추 사장은 지난 94년부터 삼성종합기술원·삼성전자에 10년 가까이 광통신모듈사업분야에 전념해오면서 광사업부 그룹장과 통신연구소 프로젝트 매니저 출신이다. 박인식 휴먼라이트 사장은 국내 최초로 광통신장치의 핵심소자인 광 송수신모듈을 개발한 주인공으로 LG전선 광통신연구소장과 네옵텍 대표이사를 지낸 뒤 광주테크노파크에 둥지를 틀고 FTTH용 양방향 트랜시버 등을 개발해 시판 중이다.

 문종하 휘라포토닉스 사장, 김진봉 피피아이 사장은 현직 대학 교수이면서 광통신 부품업체 사장이라는 점이 공통점이다. 문 사장은 한국과학기술원·포항공대를 거쳐 전남대 공대 교수로 부임했으며 지난 95년 광 분배기 전문생산업체를 설립해 현재 KT 등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김진봉 사장은 한국과학기술원 고분자공학과 박사 출신으로 전남대 공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평면광도파로(PLC) 광분배기 전문생산업체를 이끌고 있다.

 이와함께 주민 신한포토닉스 사장, 신권식 옵테론 사장, 박인철 글로벌광통신 사장도 미래가 밝다. 주 사장은 삼성SDS 출신으로 유럽 최대의 통신회사인 에릭슨에 광통신 부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신 사장도 올해 매출 100억원에 도전하고 있다. 박인철 글로벌광통신 사장은 광케이블을 비롯해 광섬유 센서 등으로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며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광산업계도 컨버전스

 광주 광산업은 10여년도 안된 짧은 기간에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이는 업체 수와 매출·종업원 등 외형적인 수치에서도 잘 나타난다.

 하지만 여전히 매출 10억∼20억원 사이의 R&D형 기업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취약한 구조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를 기점으로 매출 100억원을 넘어 200억∼300억원에 도전하는 중견기업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미래를 밝게 해주고 있다.

 광산업 관련기관 및 업계에서는 광주 광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광통신과 반도체 조명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하되 다른 분야와의 융합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이에따라 그 어느 때보다 다른 산업과의 컨버전스를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광기술을 광주지역 전략산업인 자동차 및 가전산업·정보통신·의료·조선산업 등과 결합시키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이와 관련 광주혁신클러스터추진단에서는 광통신·LED·광응용 등 6개 미니클러스터 간 교류사업으로 레이저 다이오드(LD) 피부 치료기·LED 자동차 실내등 등의 융합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광-의료, 광-자동차, 광-전자부품, 광-신조명을 4대 광응용 융합분야로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반도체 조명을 이용한 살균 정화 시스템·휴대용 프로젝터·의료 진단 및 치료기기·고기능성 산업용 레이저·고휘도 레이저 디스플레이 등의 기술 개발이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광주시는 광산업 특성화사업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으며 광응용 중소기업 연구집적화센터 건립도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광통신

 글로벌광통신(대표 박인철 www.glights.com)은 지난 2001년 설립된 이후 광케이블분야에서는 발전을 거듭해오고 있다. 광섬유 및 전선 통합케이블 등 실용신안 5건, 광섬유 브레그 격자 센서를 이용한 화재감시시스템 특허 1건을 보유하는 등 탄탄한 기술력도 자랑하고 있다.

 이 회사는 댁내 광가입자망(FTTH)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드라이 코어 케이블이 주력 제품이다. 다른 경쟁 제품에 비해 굵기가 가늘어 아파트 단자함에서 각 가정까지 쉽게 연결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또 광섬유를 보호하는 젤리 층을 없앰으로써 기존 류즈 튜브형 광케이블의 단점인 젤리의 누출 및 환경 오염문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이와함께 광섬유를 이용한 화재감지시스템(모델명 TMFS-150)은 미래형 첨단제품이다. 전력케이블과 변·발전설비·통신선로·석유화학 플랜트 온도 및 화재감지용, 교량 및 건축물 안전진단용 등에 폭넓게 사용할 수 있다. 발광다이오드(LED)를 이용한 옥외 경관 조명기구는 조명의 휘도 및 내구성을 강화한 신제품으로 유지보수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6월 광주LED밸리에 신공장을 건축해 이전하는 등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기존 3개인 광케이블 생산라인을 9기로 늘렸으며 옥내용 광케이블 연간 생산량은 국내 최대 규모인 10만㎞에 달한다. 현재 국내 대기업에 납품하고 있으며 북미·동남아 등 5개 지역의 현지 에이전트와 계약해 수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인철 사장은 “특수 케이블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동시에 LED 경관조명과 광섬유 응용 시스템 개발 등 제품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매출 100억, 내년에는 150억∼20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전자신문, hskim@

 사진=광케이블 전문 제조기업 글로벌광통신 직원들이 생산라인에서 광케이블을 생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