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칼럼]남북 IT경협, 실행에 집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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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터넷 서점에서 ‘실행에 집중하라’는 신규 도서를 발견하고 서평을 읽어보았다. 제목에서 직관적으로 느낌이 오듯이, 경영 활동에서 실행에 집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메시지다. 대부분 사업이 실패하면 전략이나 발상·시스템에서 문제의 원인을 찾지만 실제로는 비전과 전략의 차이보다 그것을 성과로 만들어내는 실행력의 차이가 근본 이유라는 내용이다.

 일반적으로 경영은 계획(plan)·실행(do)·평가(see) 단계를 반복하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계획이 없으면 실행 전략이 나올 수 없고 또 아무리 뛰어난 전략을 수립했다고 해도 실행력이 뒷받침을 하지 못하면 목표로 했던 성과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다. 기업 경영을 20년 가까이 하다 보니 실행력의 차이가 결과의 차이로 연결되는 일을 수도 없이 많이 보아 왔다. 그러면 남북 IT경협에 초점을 맞춰보자. 우선, 통일칼럼 연재가 2000년 10월부터 시작됐으니 어언 7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그동안 각계각층의 인사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고 어떤 기고들은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제시한 것도 있었다.

 예로 개성공단에 IT 단지를 만들자, 북한의 고급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활용하자, 지식재산권 교류에 적극 나서자,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공유하자, 남북 공용 콘텐츠 개발이 시급하다 등 여러 가지 대안과 해법이 나왔다.

 그렇다면 이제는 제시된 의견을 바탕으로 현실성에 대한 타당성 검토를 진행한 후 실행에 집중하는 것은 어떨까 한다. 물론, 남북 IT경협이 내외부환경 변화의 불확실성 측면에서 위험이 크지만, 최근에는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주변 정세가 개선되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우선, 큰 그림에서의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단계별 마일스톤을 정해 액션 아이템 중심의 실행 전략을 세우고 움직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기업과의 공조가 필연적이며 특히, 정부 주도의 참여와 인센티브 등의 제도 마련이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이다.

 우리는 이미 남북경협에서 IT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해 왔다. IT가 남북경협의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한국이 세계적으로 IT 강국이라는 위상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강점이 있는 IT분야를 통해 남북경협의 돌파구를 찾되 실행에 집중해서 추진해 보자. 특히, 소프트웨어 분야는 별다른 설비투자나 물류비용의 투입 없이도 가능하므로 가장 실행 가능한 분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하드웨어 측면에서도 북한의 고급 IT인력을 저렴한 인건비로 활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실행 가능하다. 이렇게 실행 측면에서 가능한 영역에 대한 우선 순위를 높여서 진행한다면 머지않은 시간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다.

 이제는 하나의 성공 사례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남북경협을 통한 성공 모델이 만들어 지면 후속 진행은 조금 더 쉽게 추진될 것이다. 또 국민의 관심과 참여 기업의 수가 늘어날 것이고 새로운 협력 모델도 발굴될 것이다. IT업계에서 흔히 참조사례(레퍼런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과 매한가지다.

하나하나 실행에 집중함으로써 성과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추진된다면, 하나의 성과가 열 개의 성과로 연계되고 열 개의 성과가 백 개의 성과로 연결됨으로써 궁극적으로 남북 IT경협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강태헌 큐브리드 대표이사 thkang@cubri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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