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상에 가장 큰 선풍은 UCC(사용자 제작 콘텐츠)다. 특히 유튜브(youtube.com)가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포털을 비롯한 많은 인터넷 사이트가 저마다 UCC섹션을 만들어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인터넷상에서 또 다른 화제를 일으키는 곳은 위키피디아(wikipedia)라는 인터넷 백과사전이다. 이제까지 백과사전이라고 하면 브리태니카 사전이 전 세계를 석권하고 있었는데, 어느덧 위키피디아가 인터넷에 출현하면서 인쇄된 사전들을 위축시키고 있다. 특이한 것은 위키피디아라는 백과사전은 특정 저자나 기업이 만들어낸 사전이 아니고 인터넷상에서 사전의 주제와 내용에 대해 지식이 있는 사람들이 모두 참여해서 사전을 만들어낸 것이다.
UCC와 wikipedia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두 개가 모두 위키(wiki)라는 소프트웨어 개념을 활용하고 있다. 원래 wiki란 하와이 언어로 빨리(quickly)란 뜻으로, wiki소프트웨어는 인터넷상에서 누구든지 그 페이지에 자기 지식이나 의견이나 자료 등을 직접 올릴 수 있게 한 프로그램이다.
이러한 현상을 경제활동과 관련해 분석한 것이 위키노믹스(wikinomics)라는 책이다. 이 책에서는 wiki소프트웨어 개념이 경제활동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를 4가지 원칙을 적용해 설명하고 있다.
첫째는 경제활동이 개방되어가는 것을 들고 있다. 누구든지 인터넷을 통해 상거래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연구개발이나 디자인을 향상시키기 위한 제안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예로 캐나다의 어느 금광회사가 금맥을 찾기 위해 광산의 지질자료를 인터넷을 통해 공개했더니 전 세계에서 금맥이 어디 있다는 의견이 들어오고 이를 중심으로 쉽게 엄청난 금맥을 찾았다는 것이다.
위키노믹스의 두 번째 원칙은 UCC나 위키피디아와 같이 모든 사람이 각자의 입장에서 재화나 서비스의 생산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일명 peer production(동료생산)이라고 하며, 위의 캐나다 금광회사의 경우 지질자료의 분석이 회사 내의 전문가에 의해 실시된 것이 아니고 전 세계의 광산지질을 공부하는 대학원생부터 실무계의 전문가들이 회사 외부의 동료 입장에서 분석해 결과를 회사에 통보한 것뿐이다.
세 번째로 위키노믹스의 원칙은 경제활동을 개방해 전 세계의 동료들이 참가하게 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자료나 정보를 나누거나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예로 DNA자료를 공개하는 것은 누구든지 이 자료를 가지고 연구하여 신약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넷째로 이 모든 활동을 전 세계적으로 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위키노믹스의 개념을 기업경영에 적용하는 경우 새로운 경영모델로 management by wiki, 일명 MBW(위키경영)로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이제까지 경영의 요체가 인간관계론과 의사결정론을 주축으로 발전하여 왔다면, 이제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인해 경영모델에 새로운 변화가 등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MBW(위키경영)는 기업경영에서 발생하는 경영문제·기술개발·디자인설계 등을 기업 내부에서만 해결하려고 노력할 것이 아니라, wiki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인터넷상으로 외부에 공개, 외부의 동료전문가들이 해결하는 데 일조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업 외부에 기술 디자인 등의 문제를 공개하고 이에 따라 외부전문가 동료들이 해결에 참여하게 하고 또 이를 위해 필요한 정보나 기술을 공개해 전 세계가 기업경영을 돕는 모형이 되겠다. 이러한 변화는 정보통신기술이 기업경영을 앞으로 얼마나 바꾸어 놓을지 상상하게 하는 하나의 실험적 모형이다.
◆곽수일 서울대 명예교수·학술원 회원 skwak@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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