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의 순간들]권도균 이니시스·이니텍 이사회 의장(2)

(2) 이니시스, 전자지불 꽃 피우다 

 초기에 이니시스 이니페이 서비스를 제공하며, 많은 쇼핑몰 운영자들이 지금은 임시로 이니페이 전자지불 서비스를 이용하지만 곧 모든 쇼핑몰들이 직접 지불처리를 할 것이라 예상했다. 전자지불만을 유일한 비전으로 선언한 필자는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내가 잘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정말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닌지’ 하는 고민에 고통스러워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때나 지금이나 필자의 소신은 변함이 없다.

 왜냐하면 전자지불 처리업무는 쇼핑몰에 중요한 업무지만 본업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쇼핑몰의 본업은 좋은 상품을 좋은 가격으로 확보해 잠재적인 고객에게 효과적인 마케팅을 하는 것이다. 일부 실무 엔지니어 관점에서는 이런저런 연구와 개발을 직접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전자지불과 정산, 그리고 지불과 관련된 리스크 관리 등을 해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핵심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잘 만들어진 조직은 비핵심적인 부분을 아웃소싱해 비용을 줄이고, 경쟁력을 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2000년 하반기가 되자 많은 쇼핑몰들이 만들어졌으며 외부에서 전자지불 서비스를 받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 때부터 전자지불 서비스가 활성화되었다. 물론 아직도 많은 쇼핑몰들이 기대했던 이익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아직도 핵심 임무에 집중하고 기타 비용을 절감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라 분석해 본다. 최근 인터파크는 쇼핑몰 내부에 있는 지불 정산기능 일부를 아예 이니시스에 아웃소싱했다. 이를 통해 내부 관리인건비, 개발인력, 운영인력 등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전자지불 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면 어떤 시기에는 어떤 상품이 잘 팔리고 어떤 쇼핑몰이 트렌드인지 잘 알게 된다. 그래서 일부 주변사람들은 이니시스에게 쇼핑몰을 직접 하라고도 했다. 그러나 이니시스의 핵심 업무는 이런 쇼핑몰들에게 편리하고 안전한 지불 서비스와 업무 아웃소싱을 제공함으로써 비용을 절감케 해 전자상거래 발전에 인프라로서 기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따라 영역을 확대하지 않고 전자지불에 집중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다.

 컴퓨터와 네트워크를 활용한 일들이 실제 세계의 많은 영역으로 확산되었지만 주로 기업내부의 업무전산화 혹은 교육 및 오락 등의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그러므로 PC통신과 컴퓨터 등이 실제로 확산되는 영역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세계의 주류가 되는 영역, 즉 상업적 영역과 법적인 효력이 있는 영역까지 확산되기에는 결정적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결국 인터넷과 컴퓨터상에 있는 그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한 인증기술, 디지털 데이터의 내용이 변조되지 않았는지에 대한 진실성확인 기술, 그리고 그 내용을 누가 언제 만들었다는 것들에 대한 입증을 하는 전자서명기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douglas@inic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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