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협상] 발효까지 일정 어떻게 되나

한·미 FTA의 발효에는 앞으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양국의 정치 상황을 고려할 때 내년에도 힘들 것이란 예상이다.

급한 것은 한국 보다는 미국이다. 부시 미국대통령은 우선 의회에 ‘무역촉진권한(TPA)에 의해 한국과 FTA를 체결할 의사를 알린다’는 통지문을 보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이번 협상 과정이 시일에 쫒긴 것도 대통령이 최종 협정 체결일 90일 이전에 협상 내용을 의회에 보고하도록 한 TPA 규정에 따른 것. 반면 한국 정부는 국회 한미FTA 특별위원회 등에 평가보고서를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이어 협정문이 공개되는 시점은 조문에 대한 추가 법률 검토 등을 거쳐 5월 중순쯤이 될 전망이다. 이는 한국 정부가 협정문 공개 시기를 미국측 일정에 맞췄기 때문이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통상법 규정에 따라 타결 이후 민의 수렴 과정을 제도화했는데, 이같은 민간 평가를 받은 후에 협정문을 공개하고 있다.

협정문에 대한 미국 무역위원회(ITC)의 총체적인 평가보고서와 분야별 민간 자문위원회의 평가보고서가 대통령과 의회에 제출되지 않으면 절차 위반에 해당해 국회 비준이 불가능하다. 미국은 평가보고서가 나오기까지 30일, 이후 법률 검토기간 2주 정도를 거친 후 미국 무역대표부(USTR) 홈페이지에 협정문을 공개할 예정이다. 본서명은 미국 TPA에 의해 최종 시한이 6월 29일이 되며 이후 국회에 비준 동의안을 제출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양국의 정치 상황 때문에 비준은 단기간에 진행되기 어렵다. 정부가 국회에 비준 동의안을 오는 9월 정기국회 때 제출하더라도 실제 비준 및 발효는 상당기간 소요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한국의 경우 당장 12월 대선과 내년 총선 등 정치 일정이 줄줄이 잡혀있다. 정부가 대선이나 내년 총선전에 국회에 FTA 비준을 요구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부담이 크다. 따라서 내년 총선후 본격적인 비준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소야대인 미국국회에서도 FTA에 대해 까다로운 요구들이 야당인 민주당으로 부터 제기되고 있다. FTA 발효에 앞서 상충하는 법률 개정작업도 완료돼야 하는 만큼 현실적으로 많은 준비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로선 한·미 양국 모두 협정 체결이후 비준 동의안 제출까지 기한은 명확하게 규정돼 있지 않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표> 한미 FTA 협상일지 및 향후일정

◇한미 FTA협상일지

2006년　

=1월18일 노무현 대통령, 신년연설 통해 한미 FTA 협상 의지 발언

=1월26일 한덕수 당시 부총리, 영화 스크린쿼터 73일로 절반 축소 발표

=2월2일 한미FTA 첫 공청회 파행후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한미FTA 개시 의결

=2월3일(미국시각 2일)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미 의회에서 협상 출범 선언

=4월17∼18일 비공식 사전협의서 협상 일정 등 논의

=5월11일 대외경제장관회의 협정문초안 확정

=6월5∼9일 1차 협상(워싱턴)

=6월27일 2차 정부합동 한미FTA 공청회

=7월10∼14일 2차 협상(서울), 첫 양허안 교환

=9월6∼9일 3차 협상(시애틀)

=10월23∼27일 4차 협상(제주)

=12월4∼8일 5차 협상(몬태나)

2007년

=1월15∼19일 6차 협상(서울)

=2월11∼14일 7차 협상(워싱턴)

=2월26일 김현종 본부장-수전 슈와브 USTR대표 통상장관회담(워싱턴)

=3월8∼12일 8차 협상(서울)

=3월19∼21일 수석대표간 고위급 회의 및 섬유 고위급 회의(워싱턴)

=3월26일∼ 통상장관급 회담(서울 하얏트호텔)

◇향후 일정

=5월중순께 협정문 공개

=6월29일 본서명

=2008 또는 2009년 국회 비준 및 발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