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올해 양자점(QD·퀀텀닷) TV 생산을 80%가량 줄인다. 장기적으로는 삼성전자 프리미엄 TV 라인업의 축이었던 QD 기술을 액정표시장치(LCD) TV에서 배제할 계획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약 1000만대 규모였던 QD TV 제조 물량을 올해 200만~300만대 수준으로 대폭 축소했다. 삼성전자가 한 해 제조하는 TV가 4000만대 규모인 것을 감안하면 전체 물량 중 약 20%를 조정한 것이다.
QD TV는 청색 LED 백라이트와 LCD 패널 사이에 QD 필름을 적용한 구조다.
QD는 크기가 수 나노미터(㎚, 10억분의 1 미터) 이하인 초미세 반도체 물질이다. 디스플레이에 QD를 적용하면 색 표현 범위가 넓어지고 선명한 색을 구현할 수 있다. 이 때문에 QD를 쓴 TV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인정받고, 가격도 일반 TV보다 비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QD TV 라인업을 일반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를 쓰는 'QLED'와 미니 LED 백라이트를 쓰는 '네오 QLED' 두 가지로 나누어 운영해 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프리미엄 라인업의 엔트리 역할을 하던 QLED 라인업을 폐지하고 이를 QD가 들어가지 않는 '미니 LED' TV로 대체했다. 전체 TV 생산량은 변함없지만 QD TV 생산량은 급감한 것이다.
상위 라인업인 네오 QLED도 단계적 축소 수순을 밟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네오 QLED 물량을 내년까지 점진적으로 줄인 뒤 이르면 2028년부터 제조를 중단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삼성전자가 LCD TV 시장에서 프리미엄 기술로 꼽히던 QD를 제외한다는 의미다.
사안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올해 QD TV 출하 계획이 기존 30% 이하 수준으로 대폭 줄었다”며 “네오 QLED도 내년에는 올해 절반만 생산하고 점진적으로 제조를 중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색 표현에 강점이 있는 QD TV 대신 우수한 명암비를 갖춘 미니 LED TV 중심으로 재편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가 전략을 전환한 것은 중국 업체의 거센 저가 공세와 시장 환경 변화가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제조사들이 저렴한 QD TV를 대거 출시한 데다, QD 소재를 극소량만 사용하거나 심지어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정면 대결에서 실익이 사라졌다는 판단에서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QD 협력사인 한솔케미칼이 2024년 공정거래위원회에 TCL을 상대로 '가짜 QD'에 대해 제소했고, 독일·호주·미국 법원에서도 TCL, 하이센스 등 중국 TV 제조사에 QD TV 관련 다수 허위 광고 제소가 잇따랐다.
올해 독일에서 TCL이 QD TV 허위광고를 했다는 판결이 나오기도 했지만, 삼성전자는 결국 라인업을 정비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중국과 QD TV 경쟁에서 비켜선 것”이라며 “앞으로 프리미엄 TV는 미니 LED, 그 윗단으로 향후 출시될 적·녹·청(RGB) 미니 LED TV 제품군에서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