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SHOW)를 3세대(G) WCDMA/HSDPA 시장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만들겠습니다. ‘스피드011’이 지난 10년간 2세대에서 가져온 프리미엄 브랜드의 자리를 ‘쇼’로 대체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김용현(48) KTF 마케팅 실장이 내건 올해 마케팅 비전이다. 첫째도 3G, 둘째도 3G다. 주파수 열위를 감내해야 했던 2세대와 달리 3세대부터는 동일한 조건에서 출발할 수 있어 얼마든지 해볼만한 경쟁이라는 설명이다. 이미 KTF는 지난 2년간 모든 조직이 3G 활성화를 위해 준비해왔다. 전략적 집중도에선 SK텔레콤을 앞선다. 김 상무는 “시험을 마치고 점수를 기다리는 수험생의 심정처럼 긴장과 기대감이 교차한다”며 “사용자들이 ‘쇼’라는 브랜드를 생각보다 쉽게 받아들여 3G 대표 브랜드 탈환이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3G 마케팅의 핵심 중 하나로 김 상무는 저렴한 단말기를 꼽는다. 2세대까지 대형냉장고 보다 비싼 가격에 휴대폰을 사야했지만 글로벌 표준을 사용하는 3세대부터 단말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최근 KTF가 무선인터넷 기능을 빼고 출시한 ‘실속형’ 단말기도 이런 추세를 앞당겨 보여준 사례라는 설명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단말 선택의 폭도 한층 넓어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글로벌 로밍 지원, 가입자인증모듈(USIM)을 이용한 금융, 교통 컨버전스 서비스 등 3G의 장점은 이밖에도 무궁무진하다. 또 WCDMA 네트워크는 기존 2G 네트워크에 비해 속도, 효율성이 모두 뛰어날 뿐만 아닐 장비가격도 크게 내렸다.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프리미엄 서비스를 보다 값싼 요금에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상무는 “3G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멤버쉽 제도를 개발하고 결합상품을 통행 경쟁력 창출에도 집중할 계획”이라며 “빠르면 내년부터 영상전화를 비롯한 3G 서비스가 대중들에게 일반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올 7월부터 모회사 KT의 결합상품이 허용되는 것도 KTF에는 큰 힘이다. KT그룹이 가진 유무선전화, IP-TV, 위성방송, 콘텐츠 등을 묶어 경쟁사들과 확실한 차별화를 모색하겠다는 전략이다. 김 상무는 “결합 시장 초기에는 단순히 상품을 묶는 형태가 주를 이루겠지만 내년 이후에는 서비스를 융합한 상품이 중심을 이룰 전망”이라며 “융합 관점에선 모든 서비스를 가진 KT그룹의 우월성이 발휘될 공산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규 브랜드와 서비스를 알리기 위해 KTF는 최근 유례없는 대규모 광고와 보조금 공세를 펼치고 있다. 게다가 4월 이후에는 보조금 규제가 부분 완화되고 내년부터 아예 보조금 규제가 일몰한다. 당연히 비용 증가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도 높다. 김 상무의 답은 간단하다. 세계 3G 시장이 커질수록 단말 가격이 내려가고 이에 따라 KTF의 보조금 부담도 줄어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시적으로 과열된 보조금 경쟁도 언제까지 지속될 사안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김 상무는 “유럽은 SIM카드를 활용한 의무약정제를 통해 사업자와 가입자 모두 예측 가능한 비즈니스를 전개한다”며 “국내시장도 향후 보조금 일몰 이후에는 휴대폰 보조금 보다 서비스 경쟁으로 점차 진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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