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팟 이코노미(iPod Economy)’라는 말이 있다. 미국 애플사의 MP3플레이어(MP3P)인 아이팟의 액세서리 등을 일컫는 이 말은 아이팟의 후방마켓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애플에 따르면 아이팟 관련 액세서리를 생산하는 업체는 400여곳에 이른다. 액세서리 시장의 연간 매출액도 2억달러나 된다. ‘아이팟 스타일’은 이제 패션이다. 트렌드다. MP3P 본체보다 액세서리 쪽에서 거둬들이는 수익이 더 크다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아이팟의 판매가격은 10만원대다. 하지만 아이팟용 도킹스피커만 해도 20만∼30만원에 이른다. 특히 JLB·제나이저 등 유력 전문업체들이 액세서리 시장에 뛰어들 정도다.
중요한 것은 판매 마진율이다. MP3P 본체의 마진은 15% 내외. 하지만 액세서리는 30∼40%에 달한다. 당장 유통업체들이 앞다퉈 매장 내 최고 목좋은 곳에 액세서리를 진열한다.
여기에 아이튠스 등 음원 콘텐츠 시장까지 합치면 아이팟 이코노미의 전후방 규모는 천문학적이다.
애플의 대항마, 삼성전자가 시종 ‘조용한 마케팅’으로 일관해온 MP3P에 대한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나섰다. ‘대기업이 중소·벤처기업의 아이템을 넘본다. 애플한테 되겠느냐’는 등 비아냥 속에서도 삼성전자는 자사 MP3P 브랜드인 ‘옙’을 최근 국내 시장 1위 자리에 올려놨다.
삼성이 MP3P 시장에 뛰어들면서 내놓은 출사표는 ‘세계 시장에서 MP3 기술 종주국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것이었다. 결국 애플이 타깃이라는 얘기다.
MP3P 본체의 개발과 생산·판매에만 주력해온 삼성이 이제 ‘옙 이코노미’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벨킨·아이러브 등 미국 MP3P 전문 액세서리 업체들과 제휴를 통해 옙 전용 스피커와 가죽 케이스 등을 내년에 본격 선뵌다는 계획이다.
특히 삼성은 이 과정에서 이들 업체가 제안한 로열티를 거부했다. 애플은 이들 액세서리 업체로부터 대당 4달러의 로열티를 받는다. 처음부터 로열티를 받으면 어느 업체가 적극 나서서 옙 전용 액세서리를 만들어주겠느냐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삼성의 통 큰 전략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두고 볼 일이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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