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산업기술수준 고도화에 나서라

　우리나라 산업기술 수준이 4년 만에 2단계 상승해 세계 6위에 오른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기술 수준의 상승세가 차츰 둔화되고 있는 것은 걱정스럽다. 기술 수준의 향상 속도가 둔화되면 앞서가는 미국이나 일본을 따라잡기 어렵고, 중국과 개도국 등에 추월당할 수 있다.

　또 핵심 산업기술 874개 가운데 우리나라가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은 전체의 1%인 9개에 불과하다니 이도 근심거리다. 세계 최고 기술 없이는 일류 상품을 생산할 수 없는만큼 수출 확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한국산업기술평가원이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산·학·연 전문가 1만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6년 산업기술 수준 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산업기술의 전체 수준은 100점 만점에서 76.8점으로 나타났다. 세계 순위는 6.2위였고 최고 기술보유국과의 기술격차는 5년이었다. 세계 1위인 미국의 산업기술 전체 수준은 93.9점이며 일본은 90.8점, 유럽은 88.1점 순이었다.

　이번 조사 결과 우리나라 산업기술 세계 순위가 2단계 올랐다. 지난 2002년 조사에서 우리나라 산업기술 전체 수준은 72.1점이었고 세계 순위는 8위였다. 선진국과의 기술격차 연수는 5.8년이었다. 4년이 지난 지금 기술 수준이 2단계 뛰었고 기술격차 연수가 5년으로 준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주요 국가와 우리의 산업기술 수준을 비교해 보면 여전히 격차가 상당하다. 분발해야 할 대목이다. 우리나라는 미국의 82%, 일본의 85%, 유럽의 87% 수준이다. 걱정스러운 점은 우리의 기술 수준 상승세는 둔화되고 있는데 중국의 기술 수준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지금보다 산업기술 수준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중국의 기술 추격에 시달릴 수 있다. 중국은 2002년 조사에서 기술 수준이 51.7점이었는데 이번에 61.1점으로 무려 18.2%를 수직상승했다. 우리와의 기술 수준도 2002년 72%에서 80%로 올라섰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도 우리는 9개인 데 비해 미국은 488개, 일본은 281개에 이른다. 우리의 최고 수준 핵심산업기술은 전기전자 6개, 정보통신 2개 등 IT 분야가 8개고 나머지 1개는 기계소재다. IT강국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하지만 더 분발하지 않으면 현재 위상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하려면 최고 수준의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일류 상품을 생산해야 한다. 글로벌 시대에는 누가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더 좋은 상품을 더 많이 개발하느냐가 생존의 관건이다. 최고 기술 없이 세계 일류 상품을 만들기는 어렵다. 지금은 세계 시장에서 최고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면 살아남기 힘들다. 우리가 일류 상품 대열에서 밀려나지 않으려면 최고 기술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

　정부와 기업들이 연구개발비 투자나 전문인력 양성에 인색하면 핵심산업 기술력을 확보할 수 없다. 당장 손쉽다고 원천기술 개발은 뒤로 미룬 채 외국에서 기술을 도입해 쓴다면 남보다 앞설 수 없다. 우리가 세계 수준의 기술력을 인정받으려면 앞으로 원천기술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 아무리 응용기술을 이용해 사업화를 해도 원천기술이 없으면 로열티를 내야 한다.

　정부는 원천기술 개발 유인책을 내놓아야 한다.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히 풀고 기술개발과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반기업 정서도 해소해야 한다. 기업도 스스로 원천기술 개발과 고부가가치 상품 생산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