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자산 과세를 둘러싼 논쟁이 또 '시행이냐 유예냐'로 흐르고 있다. 정부는 2027년 1월 시행을 준비하고, 업계와 정치권에서는 과세 기반이 부족하다며 미뤄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는 거래정보 확보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국세청은 거래소가 제출한 자료와 블록체인 거래정보를 연결해 납세자별 거래 흐름을 분석하는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개인지갑의 자금 이동을 추적할 수단도 도입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를 통해 해외 과세당국과 거래정보를 주고받는 절차도 추진한다.
문제는 세법이다. 현행 소득세법은 가상자산의 '양도 또는 대여'로 발생한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한다. 그러나 실제 시장의 거래는 이 두 단어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매매차익은 자산 처분에 따른 소득이고, 렌딩 수익은 자산을 빌려준 대가다. 채굴은 장비와 전력을 투입하는 활동이며, 스테이킹과 유동성 공급은 블록체인 네트워크나 탈중앙화금융 서비스에 참여하고 받는 보상이다. 소득의 발생 원인과 비용 구조가 다른 만큼 과세 방식도 달라야 한다.
현행법에서는 무엇이 과세 대상인지 모호하다. 채굴과 스테이킹은 양도와 대여 중 어디에도 명확히 들어맞지 않는다. 렌딩·예치·유동성 공급은 어느 범위까지 대여로 볼 것인지 불분명하다. 에어드롭과 하드포크는 소득이 언제 발생한 것인지, 받은 시점의 가격은 어떻게 정할지 선명하지 않다.
해외거래소 문제도 시스템 구축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가 시행되면 참여국 거래소의 이용자 정보와 연간 거래 건수·금액 등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여러 해외거래소와 개인지갑을 거친 가상자산의 최초 취득가액을 어떻게 확인할지, 본인 지갑 간 이동과 실제 매매를 어떻게 구분할지 기준이 필요하다.
결국 문제는 '거래를 찾을 수 있느냐'에만 있지 않다. 찾아낸 거래를 어떤 소득으로 분류하고, 언제 얼마를 벌었다고 볼 것인지가 정리되지 않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매매·대여·채굴·스테이킹·유동성 공급을 세분화해 소득의 성격과 발생 시점, 필요경비와 손실 처리 기준을 법에 명확히 담는 등 세부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