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래의 콘텐츠 脈] 〈18〉2026 아시안게임, 한국 e스포츠의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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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래 한성학원 이사·前 한국콘텐츠진흥원장

9월 19일 일본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개막한다. e스포츠는 9월 23일부터 10월 2일까지 경기대회가 열린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시범종목이 되었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정식종목이 되었다. 이번 대회는 11개 메달을 두고 각국 대표선수들이 경쟁한다. 우리는 9개 종목에 선수단 41명이 출전한다.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대한다.

한국은 e스포츠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1990년대 말 초고속 인터넷과 PC방이 빠르게 보급되고,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중심으로 프로게이머가 등장했다. 프로게임단과 프로리그가 만들어지고, 게임 전문 방송이 생겨났다. 수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으며 세계적인 선수들이 등장했다. 한국을 'e스포츠 종주국'이라고 불린다.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과 같은 국제대회에서 정식 종목화되는 것은 다양한 메시지를 던진다. e스포츠는 디지털 세대가 만들어가는 새로운 형태의 경기문화다. 게임 디지털 공간에서 경쟁과 관람, 참여와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진다. e스포츠 경쟁에는 반응 속도와 전략, 집중력과 팀협업, 빠른 상황판단과 의사소통 등이 경기력을 좌우한다. 디지털 경쟁문화다.

e스포츠 국가 대항전은 새로운 국제문화 교류의 장이 될 수 있다. 스포츠는 서로 다른 국적과 문화를 가진 선수들이 같은 규칙 안에서 경쟁한다. e스포츠도 각국 선수들이 같은 경기에서 같은 규칙 안에서 경쟁한다. 그리고 그 이용자는 대부분 젊은 세대다. 각국의 젊은 팬들이 온라인이나 방송으로 경기를 지켜볼 것이다. e스포츠가 디지털 시대의 스포츠이자 문화교류 플랫폼이 될 것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의 e스포츠 종목은 PC게임과 모바일게임, 콘솔게임, 전통 스포츠 시뮬레이션 게임, 격투게임 등 다양하다.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보다 종목과 장르가 확대됐다. 일본 게임과 중국 게임이 많이 반영됐다. 국제대회 정식종목이 되는 게임은 국제 스포츠 콘텐츠라는 새로운 가치를 얻게 된다. 방송중계와 스트리밍, 장비, 데이터분석, 코칭 및 이벤트산업 등이 함께 성장한다. 게임산업의 가치사슬이 e스포츠를 통해 확장된다.

한편,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에 정식 종목화 과정을 보면서, 한국이 세계 e스포츠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어떠한지 고민이 든다. 단지 e스포츠를 잘하고 뛰어난 선수를 많이 가진 나라인가? 국제사회에서 e스포츠 주도권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선수들이 강하다는 것과 한국의 e스포츠 생태계가 건강하다는 것은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우리 e스포츠 경쟁력은 리그 오브 레전드와 같은 국내 프로리그와 선수층이 두터운 일부 종목 중심이다. 글로벌로 e스포츠 환경은 빠르게 변한다. 중국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선수층과 시장이 두텁게 형성되고 있으며, 중동은 e스포츠에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고 있다.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 종목도 바뀔 가능성이 높다. 인기 게임 위주의 뛰어난 소수 선수만으로는 e스포츠 강국이라 할 수 없다. 다양한 장르와 종목에서 선수와 리그가 두텁게 성장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국가대표팀은 프로게임단과 달리 나라를 대표한다. 대회가 임박한 시점에 대표선수 선발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e스포츠 경기력을 단순히 게임 많이 하는 것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선수의 반응시간과 집중력, 시각정보 처리, 스트레스, 커뮤니케이션 등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미친다. 상대국의 전력과 데이터분석, 선수별 행동과 경기 패턴 등도 중요하다. 국가 차원의 과학적 분석과 지원 시스템이 필요하다.

세계 e스포츠의 종목선정, 게임과 e스포츠 대회 IP, 심판과 경기 규칙 등 e스포츠 표준과 규칙을 선도하고 국제 e스포츠 거버넌스에서 한국의 영향력을 키울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조현래 한성학원 이사·前 한국콘텐츠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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