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우남제 시드텍 총감, “양산 뒤처진 韓, AI 글라스 주도권 中에 내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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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남제 시드텍 제품시장기획 총감.

“과거에는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와 빅테크가 기술을 열고 중국이 추격했지만,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시장은 상황이 뒤바뀌었습니다. 중국 기업들은 양산 단계에 진입한 반면 한국 업체들은 여전히 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어 글로벌 빅테크가 중국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우남제 시드텍 제품시장기획 총감은 차세대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시장 재편 과정에서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이 주도권을 중국에 내주고 있다고 경고했다.

우 총감은 1994년부터 삼성디스플레이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뒤 한스타, IVO, 티얀마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를 두루 거쳤다. 현재 중국 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문 기업인 시드텍에서 제품시장기획 총감을 역임하며 중국 현지에서 확장현실(XR) 산업 동향을 근거리에서 살피고 있는 전문가다.

그는 최근 중국 시장이 2024년 출시된 애플 비전프로가 부진한 이후 올레도스에서 초소형 레도스(LEDoS) 중심으로 투자가 전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디스플레이 미탑재 및 탑재형 안경 제품이 대거 출현하며 헤드셋 VR 기기에서 스마트 글라스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같은 변화는 마이크로 디스플레이가 차세대 먹거리라는 업계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VR용 1.4인치 패널에서 AR용 0.13인치 패널로 중심이 옮겨가면 12인치 웨이퍼 한 장당 나오는 패널 수가 기존 대비 23배 이상 급증해 패널 가격은 낮아지지만 부가가치는 떨어지게 된다.

이에 따라 세트 시장이 커지더라도 디스플레이 기업 매출과 수익성은 크게 축소되는 딜레마에 직면할 것으로 봤다.

그는 “연간 2억대 스마트 글라스 시장이 열려 양안 기준 4억개 디스플레이가 필요하더라도 이는 12인치 웨이퍼 기준 50만장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는 증착기 7대만으로 전 세계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수량으로, 2028년이면 추가 투자 없이 중국 내 설비만으로도 대응 가능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글로벌 빅테크들이 한국 기업들과 연구 단계에서 협력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구글·메타 등이 양산 검증을 마친 시드텍, 시야 등 중국 마이크로 OLED 기업과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는 현실도 강조했다.

그는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에 익숙한 국내 패널사 입장에서 AI 글라스용 디스플레이는 세트에서 차지하는 가치가 낮고 시장 규모가 작아 선뜻 투자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세트 업체 요구 사양을 맞추는 하청 구조를 넘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확보할 수 있어야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드텍은 중국에서도 가장 많은 올레도스(OLEDoS) 양산 라인을 구축한 업체다. 올레도스는 실리콘 웨이퍼 위에 유기물을 증착한 디스플레이를 말한다. 회사는 실리콘 웨이퍼 월 6000장 규모 8인치 라인을 가동 중이며, 내년 2분기 양산을 목표로 사천에 월 9000장 규모 라인을 증설하고 있다.

우 총감은 “시드텍은 초소형·초고해상도 마이크로 OLED 양산에 집중하고 있다”며 “AI 글라스 시대 핵심 부품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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