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 “기사가 나간 이후 대기업에서 전화를 걸어 도대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실무부서가 어디냐고 물어왔습니다. 오히려 이 사업이 추진될 경우 기업 이미지에 먹칠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죠.”
기자가 올 초 모 대기업이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의 일환으로 대중소기업협력재단을 통해 우수 중소기업 제품을 선정, 자사의 유통매장에서 판매할 계획이라는 기사를 쓴 후 재단 관계자로부터 들은 말이다. 이 관계자의 말대로라면 대기업이 중소기업 제품을 자사 매장에서 판매하는 것이 오히려 기업이미지를 훼손시킬 수 있다는 어처구니없는 얘기다.
사례2.
“취재는 협조할 수 있지만 매출 및 영업실적은 공개할 수 없습니다. 대기업으로부터 단가를 낮추라는 압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의 내로라하는 대기업에 납품하고 있는 모 벤처기업 대표의 말이다. 이 대표는 “이윤이 많지도 않은데 실적이 좋다는 기사가 언론매체를 통해 나가면 모기업에서 단가를 낮추라는 압박을 할 것”이라며 실적만은 공개할 수 없다고 양해를 구했다. 실제로 이 관계자는 대기업에 실제보다 다소 낮은 실적자료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들었다.
정부의 대·중소기업 양극화 해소 의지로 청와대에서 잇달아 관련 회의를 개최하면서 대기업들이 대·중소기업 상생대책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으며 이것이 실현되는 듯한 기사가 언론매체에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작 중소·벤처업계를 취재하다 보면 ‘대기업들이 정말 대·중소기업 상생 의지가 있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갖게 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물론 대기업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기업은 수익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대·중소기업 상생이라는 것은 ‘수익’이라는 목표와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위(임원진)에서는 상생을 외치면서도, 아래(실무진)에서는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해 쉽사리 성사되지 않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대·중소기업 상생이 이뤄지기 위한 방법은 하나라고 본다. 대기업의 임원진에서 상생을 단순히 외칠 것이 아니라 이를 실무진의 실적에 반영하는 형태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이다. 이를 통해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이 한낱 메아리에 그치지 않고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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